가끔 우리나라의 국민성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회자된다. ‘정’이라는 고유한 문화가 있지만, 점점 그 색이 바래지고, 사람들은 개인적인 삶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양보나 배려 같은 도덕성도, 일부는 외국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위기 앞에서 언제나 놀라운 힘을 보여주었다.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의로운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났고, 힘든 이웃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이들이 있었으며, 때로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민 대부분이 마스크 착용, 4인 이상 모임 금지, 밤 9시 이후 실내 영업 제한 등의
방역 수칙을 자발적으로 지켜나가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물론 일부 몰상식한 이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위기 대응에 기꺼이 동참했다.
그 바탕엔 우리의 밥상 문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식사를 공유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정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며,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을 키워나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런 문화 속에서 위기에 대응하는 국민의 힘이 자라난 것은 아닐까?
그리고 우리가 위기 때마다 서로를 믿고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밥을 나누는 문화 덕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기후 위기로 인한 자연재해, 또 다른 금융위기, 초고령화 사회 등 수많은 위기가 우리 앞에 놓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우리는 다시 따뜻한 밥상 앞에 모여, 서로를 향한 신뢰와 연대의 마음으로 위기를 이겨낼 것이라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성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