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차선 위반으로 인해 교통과태료 통지서를 받았다. 그런데 통지서가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과태료 발급 사실’을 알리는 문자가 도착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또 다른 문자를 받았다. 내용은 ‘도로 위반 과태료/벌점 안내’였다. 순간, 아무 의심 없이 문자 속 링크를 누를 뻔했다. 그렇다. 두 번째 문자는 바로 스미싱 문자였던 것이다.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피해자들을 두고 “어리석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리석음의 문제가 아니다. 금융사기 범죄는 철저히 계산된 고도의 심리전략을 이용하며, 그 누구도 쉽게 빠져나오긴 어렵다. 오히려 “나는 절대 안 당해”라는 자신감마저 이들이 노리는 심리적 허점이 된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은 모두 다르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 고금리 대출로 힘든 사람, 자녀가 외국에 있는 사람, 며칠 전 과태료 통지서를 받은 사람,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경찰이나 검찰의 전화를 받아본 사람. 피싱범죄는 바로 이런 심리적 틈을 노린다.
피해자들 대부분은 뉴스를 통해 피싱 범죄의 수법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신에 홀린 듯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끌려가고 있었다”고 말한다. 피싱의 가장 무서운 점은 세뇌되듯 상대의 말에 매몰되면 경찰이 말려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 역시 현장에서 그런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있다. 경찰이 설명을 해도 피싱범의 지시에 따르려 하는 사람들. 이처럼 피싱은 단순한 사기가 아니라, 정교하게 설계된 심리적 공격이다. 누구든 방심하는 순간 무너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나는 알고 있다’는 자만이 아니라, 알고 있더라도 늘 경계하는 태도다. 피싱범죄는 안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고 대비해야만 막을 수 있는 범죄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