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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 트리거, 무관심이 만든 방아쇠

by 오박사

넷플릭스 드라마 **〈트리거〉**는 겉으로는 총기에 관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의 계급과 부조리, 그리고 그로 인한 사람들의 분노와 욕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겉보기에 우리 사회는 평등한 듯 보이나, 실제로는 돈과 힘의 논리에 의해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작품 속에는 학교폭력, 가정폭력, 직장 내 갑질, 간호사 태움, 산업재해, 사기 피해 등 현실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사건들이 녹아 있다. 가해자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피해자를 인간 이하로 대하고, 피해자들의 분노는 결국 가해자뿐만 아니라 이를 외면한 방관자들에게도 향한다.


현실 속 피해자들은 은둔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이들에게 실제 무기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드라마처럼 가해자를 향해 그 무기를 사용하려 하지 않을까. 그러나 여기서 더 깊이 생각해볼 점이 있다. 과연 이 문제는 가해자와 피해자만의 문제일까?


피해자 곁에는 도울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정작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편에 서주는 이는 드물다. 피해자의 분노는 가해자뿐 아니라, 그들을 방치한 사회 전체를 향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도 속으로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직접 도움을 청할 용기가 없다. 우리 또한 그것이 내 일이 아니라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길 때가 많다. 이런 무관심이 계속된다면, 〈트리거〉 속 상황이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우리는 언제든 고통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손을 내미는 이가 있다면, 주저 없이 잡아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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