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 내가 세운 성벽 앞에서

by 오박사

“그게 말처럼 쉽게 되면 누구나 다 하겠지.” “나는 안 돼.” “시간이 없어요.” “내가 얼마나 바쁜지 알아?”

우리는 왜 이런 말을 반복할까. 정말로 시간이 없어서일까? 이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은 해낼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발목을 잡는다. 그래서 우리는 안 되는 이유를 먼저 찾고, 그 이유를 말로 꺼내며 스스로를 설득한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에는 더 근본적인 이유가 숨어 있다. 술 마시기, 친구와 놀기, 데이트, 유튜브 보기, 잠자기, TV 보기, 게임하기. 세상에는 지금의 나를 편안하고 즐겁게 만드는 것들이 넘쳐난다. 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미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 마치 시간 낭비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합리화된 생각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굳건한 성벽 하나가 세워진다. 몇 번 두드려 봐도 깨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우리는 지레 포기하고 만다.


하지만 그 성벽은 생각보다 두껍지 않다. 결국 내가 세운 벽이기 때문이다. 구멍을 내는 일도, 허무는 일도 내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다만 필요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꾸준함이다. 그리고 그 꾸준함을 가능하게 하는 무기가 필요하다. ‘나는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하루 한 시간’, ‘하루 한 장’, ‘하루 열 단어’, ‘하루 30분 운동’. 익숙한 말들이지만, 막상 실천해 보면 몇 달이 지나도 아무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벽에 흠집 하나 나지 않은 듯 보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고 작은 행동을 계속 이어간다면 어느 순간 아주 미세한 금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금은 점점 커지고, 결국 성벽에 구멍을 낸다. 한 번 맛본 작은 성공은 또 다른 성공을 부르고, 그렇게 우리는 서서히 변해간다.


결국 변화에는 거창한 용기가 필요하지 않다. 아주 작은 용기, 나에 대한 믿음, 그리고 지금 바로 해보는 행동.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시도하다 실패해도 괜찮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누가 손가락질하는 것도 아니다. 몇 번이고 다시 시도하다 보면, 어느새 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안 되는 이유를 찾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지금 이 순간, 뭐라도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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