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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Jan 22. 2020

파출소를 방문한 20대 여성

2018년도 파출소 근무할 당시 있었던 일입니다. 

근무 교대 중 파출소 내에 있을 때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성분이 조용히 파출소 문을 열고 들어 왔습니다.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었더니 슬며시 자신의 전화기를 내밀며 전화가 걸려오는데 어디인지 알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번호를 확인해보니 070으로 오는 전화였습니다. 혹시 전화를 받았냐고 물었더니 받았는데 검찰청이라고 하면서 대포통장을 사용한 건 때문에 전화를 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놀라서 앞에 파출소가 보이길래 확인하러 왔다고 했습니다. 


저는 살짝 웃으면서 이거 보이스피싱이라고 말씀드리면서 검찰이든 경찰이든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로 전화를 걸지 않으니 이런 전화가 오면 받지 말라고 이야기해줬습니다. 그랬더니 그 여성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소리 없이 울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당황했지만 그 여성분이 다 울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10분 정도를 계속 울더니 다 울었는지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는 올 때만큼 조용히 밖으로 나갔습니다. 


제가 앞전에 보이스피싱에 잘 당하는 사람들이 20~30대 여성이라고 말씀드린 거 기억나시나요? 사회 초년생 여성분들은 검찰이나 경찰이라는 말을 듣게 되면 순간적으로 두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 여성분도 무서웠을 거고 다행히 파출소가 앞에 있어서 문의하러 들어올 수 있었던 겁니다. 만약 파출소가 없었다면 그분은 피싱 범죄의 희생양이 되지 않았을까요? 그분이 우는 모습을 보고 많이 두려웠구나 하는 것을 느꼈고 피싱 범죄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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