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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Apr 29. 2020

또다시 진화한 보이스피싱

저는 지금 경찰서 112 상황실에서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지역은 하루에 112 신고가 40~50건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그중 최근에 보이스피싱 신고가 전체 신고의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결재 문자 피싱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어제도 연속 3건의 결재 문자 피싱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내용도 

냉장고, 소파, 세탁기 등이 98만 원에 구입되었다는 내용의 문자입니다. 전화번호는 02로 시작되는 서울 전화번호로 들어왔더라고요. 그런 문자를 받고 112로 신고하거나 피싱을 의심하고 무시하는 분들은 참 다행이지만 문제는 많은 분들이 문자에 찍힌 번호로 전화를 한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도 한 분의 피해자가 경찰서를 방문해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분은 세탁기 결재완료 문자를 받고 바로 찍힌 번호로 전화를 했고 그쪽에서는 역시 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며 관할 경찰서에서 전화를 한다고 했습니다. 곧이어 경찰이라며 전화가 왔고 상담을 하는 척하더니 이 사건은 검찰청에서 담당한다고 하면서 검찰청에서 전화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곧이어 검사라는 사람에게 전화가 왔고 휴대폰이 해킹된 것 같으니 원격으로 악성코드를 제거해 주겠다며 앱을 깔도록 유도했습니다. 

여기서 이전 앱을 까는 방식과는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전에는 그들이 링크를 보내줘서 앱을 깔도록 했다면 이번 건은 구글스토어에 있는 원격조종 앱을 깔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피해자의 휴대폰을 원격으로 조정해 악성코드를 심고 모든 자료를 빼내어 갔습니다. 

보이스피싱은 이처럼 점점 진화해 가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당하는 이유도 그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연속적으로 불안한 심리를 공격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만 명심하면 됩니다. 어떤 경찰, 검찰도 앱을 깔도록 유도하지 않으며 전화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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