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이 가까워져야 글이 잘 써진다는 작가들이 있다. 나도 강의 자료나 보고서를 만들 때 마감이 다가올 때가 되어서야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최근에도 만들어야 할 보고서가 있었는데 마감일이 4일, 3일 남았다는 생각에 미뤄왔다. 결국 마감일 하루 전부터 만들기 시작했고 제출 마감일인 당일 날 죽어라 머리를 굴려야 했다. 보고서 화면을 띄워놓고 자판에 손을 올렸지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고 깜박이는 커서만 멍하니 쳐다봤다. 한 줄도 쓰지 못한 채 “에이 내일 쓰지 뭐” 이러곤 창을 닫아버렸다. 이번에도 마감 당일 날이 되어서야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마감에 대한 압박감과 함께 묘한 기운이 온몸을 돌면서 손과 머리가 바빠졌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들이 화면을 채워가기 시작했고 제법 그럴듯한 보고서가 만들어졌다. 좋지 않은 버릇인 것은 알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게다가 그 쫄깃한 압박감이 싫지 않은 걸 보면 나는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