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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Nov 27. 2021

상품권 구매를 시키는 검사?

검사라며 걸려온 전화를 받고 상품권을 구매해 핀번호를 보내준 이들이 있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피해를 입은 대다수의 피해자들이 20대 초반의 여성이라는 것이다. 실제 신고 분석을 하던 중 이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더 놀랐다. 


며칠 전 사이버 범죄 예방 강의자료를 보완하기 위해 밀양의 1년 치 피싱사기 신고를 분석했다. 요일별, 시간대별, 범죄 수법별로 구분해 통계를 내서 사기 패턴을 알아내고 싶었다. 그러다 몇 가지 피해 사건을 보곤 놀랐다. 검사를 사칭 상품권 구매 사기건이었는데 피해자 모두가 20대 초반의 여성이 어서였다. '아니 어떻게 검사가 상품권 구매를 시킨다고 그걸 보낸단 말인가?' 상식적으론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될 법도 하다.    


'보이스 피싱에 가장 잘 당하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내가 강의를 다닐 때마다 늘 묻는 질문이다. 돌아오는 답변은 대부분 비슷하다. '공무원', '경찰', '교수'가 가장 많이 나온다. 스스로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기에 더 쉽게 걸려들 것이라 생각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정답은 사회 초년생인 20대~30대 여성들이다. 이 글을 읽는 20~30대 여성들은 '무슨 헛소리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보이스피싱 통계를 보면 피해자 중 70% 이상이 20~30대 여성임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이들만을 노린 보이스피싱단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우리가 살면서 경찰 또는 검사로부터 전화를 받을 일이 몇 번이나 될까? 평생 한 번도 없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갓 사회에 진출한 20대 여성에게 경찰 또는 검사라는 사람이 전화를 건다면 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많은 이들이 순간 얼음 상태가 되어 순간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런 이들에게 검사를 사칭하는 사기범들은 강하게 몰아친다. 카톡으로 허위 공문을 보내 진짜처럼 믿게 만든 후 전화를 끊거나 다른 이들에게 말하면 강제수사로 전환한다고 협박한다. 그럴듯한 협박에 피해자들은 점점 더 사기범들의 말에 끌려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곤 금융결제 내역을 확인 후 혐의가 없으면 환불해 주겠다고 하며 기프트카드나 상품권을 구매해서 핀번호를 카톡으로 보내라고 요구한다. 피해자들은 환불해주겠다는 말에 안도하며 상품권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상품권을 보내고 나서야 이상함을 눈치채지만 그때는 이미 상대가 핀번호를 사용해버린 후가 된다. 


항상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경찰, 검사 그 어느 누구도 카톡으로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카톡이나 문자로 무언가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어플을 깔라고 하거나 개인정보 같은 것을 물어봐도 절대로 응해서는 안된다. 그 사실만 알아도 피해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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