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마음의 승리

by 오박사

요즘 즐겨보는 요리 경연 프로그램이 있다. 여섯 명씩 한 조를 이루어 예선전을 치르고 그중 단 두명만 본선에 올라간다. 4번의 예선을 치렀는데 그중 한 경기가 아주 흥미로웠다. 중식 분야에서 유명한 셰프, 요리 국가대표, 17년 경력의 쿠킹클래스 선생님 등 엄청난 이력을 자랑하는 이들이 포함된 조의 경기였다. 그리고 그 조에는 전문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 한 명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전직 가수였는데 가수의 길을 포기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의 길로 들어선 사람 좋은 얼굴을 한 남성이었다.


역시 프로들은 자기소개를 할 때부터 자신만만해했고 얼굴에는 자부심이 흘러넘쳤다. 방송으로도 그들의 자신감이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전직 가수였던 그의 얼굴엔 긴장감이 넘쳐 보였다. 경연이 시작되었고 프로들은 눈으로 보기에도 화려한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얼굴엔 여전히 자신감이 흘러넘쳤고 손길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전직 가수인 그도 진지하게 요리를 만들어 나갔고 요리에 진심을 쏟는 것이 느껴졌다. 그도 프로 못지않게 손놀림이 좋았고 심사위원들이 놀랄만한 독창적인 요리를 만들어 나갔다. 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여섯 명 모두 자신의 요리를 완성했다.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끝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때 출연자들의 속마음을 들려줬다. 프로들은 대부분 '예선에서 떨어지진 않을 것이다. 본선에는 올라가지 않겠는가?'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그는 '요리에 조금 더 노력을 들였여야 하는데 그게 아쉽다'라는 답변을 했다. 모두가 자신의 실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는 오히려 자신이 기울인 노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감탄했다. 그가 본선에 올라갈 것을 암시하는 듯하기도 했다. 역시 예상대로 그가 본선에 올라갔고 자부심 가득한 프로 세명은 떨어졌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낀 점은 '아무리 프로라고 해도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면 결국 진심을 다하는 이에게 질 수도 있다'라는 것이다. 다른 조에서도 외국의 유명한 요리학교를 나온 이들보다 요리에 진심을 담고 요리를 진정으로 즐기고 사랑하는 이들이 본선에 진출했다. 모두가 진심이었겠지만 본선에 진출한 이들은 시청자인 나의 눈에 보일 정도로 정말 요리를 사랑하고 행복해하는 듯했다. 더 놀라웠던 점은 그들은 승부보다 그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요리를 선보이는 것에 더 행복해하는 듯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하는 일에 진심을 다하고 행복해하면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을뿐더러 그 상황 자체를 행복해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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