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년 1월 1일이 되면 설렌다. '올해 어떤 재미난 일들이 찾아올까?'를 기대하고 올해에 꼭 이루고자 할 일들을 정해놓기 때문이다. 그런데 12월 31일과 1월 1일은 똑같은 하루라는 것을 잊는 것 같다. 새해가 되면 뭔가 잘 될 거라는 믿음을 갖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날짜만 바뀌었을 뿐이지 변하는 건 별로 없었다. 오히려 새 해에 맘먹은 것들을 이루지 못해 실망감만 더 커져왔다. 그렇게 몇 년을 반복해 왔으면서도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왜 나는 같은 행동을 반복해오는 것일까? 그것은 실천하지 않았던 과거에 대한 반성을 하는 것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을 내 뇌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스로 합리화해야 에너지를 덜 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결국 또 내 뇌에게 조종 당해 지난해와 똑같은 해를 맞아왔던 것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우선 새 해에 대한 기대부터 하지 않아야겠다. 1월 1일은 내가 살아온 날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식하는 것이다. 1년을 바라보기보단 하루를 바라보려 한다. 1년을 바라보게 되면 하루 정도 날려도 '에이 아직 364일이나 남았는데'라며 또 합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생각보단 몸을 먼저 움직이려 한다. 그러면 생각은 어쩔 수없이 몸을 따라올 것이다. 내 뇌도 귀찮은 것은 싫지만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가 쌓이다 보면 한 달이, 또 일 년이 되고 일 년 뒤 또 다른 하루가 찾아올 것이다. 그때는 잠시 설레고 또다시 하루에 충실하면 된다. 오늘 하루도 몸을 움직여 시작해본다. 일찍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내 뇌는 '너 피곤하니까 더 자'라고 속삭였지만 내 몸은 일단 일어나는 것을 택했다. 일단 일어나 보니 눈앞에 책이 보이고 노트북이 보여 손을 뻗었다. 역시 몸이 움직이니 뇌가 항복하여 함께 손을 움직인다. 앞으로도 쭉 몸이 뇌를 이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