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직장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민주주의’, ‘민주적’이라는 말의 무서운 면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민주적’이라는 표현을 쓸 때 ‘다수결의 원칙’을 들먹인다. 다수가 동의하면 소수는 따라야 하는 것이 ‘민주적’인 결정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것이 정말 민주적인 것일까? 그렇다면 51:49와 30:70은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아마 사람들은 두 번째 경우 70명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민주적’인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힘의 논리와 같다. 하지만 웃기게도 30명에 속한 사람 중에 자기주장이 강하고 평소 목소리를 잘 내는 사람이 있다면 결과는 달라진다. 재투표를 하거나 70명 중 일부가 30명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가 주장하는 ‘민주적’인 결정은 힘이 센 쪽이 이기는 것이 대부분이다. 직장협의회를 운영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소수의 의견이 옳을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함정에 빠져 결정을 한 번 잘못 내리게 되면 회복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게 된다는 것도 경험했다. 어떤 결정을 내림에 있어서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가장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결정에 대한 후회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단, 다수의 의견을 이용해 소수의 의견을 눌러버리려는 마음을 경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에 다수의 의견과 소수의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