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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면접에 도움이 됐다고?

by 오박사

다음 주에 신임순경 3명이 전입한다. 나는 파출소 인사발령 업무를 맡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발령지를 정하기 위해 3명 모두에게 전화를 돌렸다. 통화를 마치자마자 인스타그램 메시지 알람이 울렸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조금 전 전화를 돌린 이들 중 하나였다. 아이디가 눈에 익어 뒤져보니 평소 내 게시물에 ‘좋아요’를 자주 달던 사람이었다. 그는 방금 통화를 한 사람이 내가 맞는지 물어봤다. 반갑고 신기한 마음으로 “맞다”라고 답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난 후 그가 뜻밖의 말을 꺼냈다. 자신이 순경 면접 준비할 때 나를 팔로우했었는데 내 게시물이 자신의 면접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무슨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하여 되물었다. 내 게시물 중 ‘ptsd 아동들을 위한 팔 굽혀 펴기 챌린지 한 것’을 보고 ‘저런 모습이 국민이 원하는 경찰의 모습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마침 면접 중 ‘국민이 원하는 경찰은 어떤 경찰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고 했다. 자신이 게시물을 보고 느낀 점을 말했고 그것이 도움이 되어 감사하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오히려 내가 감사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뿌듯했고 내 후배로 들어올 이라서 더 좋았다. 그와 다음에 인증샷을 찍기로 약속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한 그는 여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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