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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Feb 04. 2023

신종보이스피싱 '통장협박'

보이스피싱이 점점 무서워지고 있다. 신종 보이스피싱 중 하나인 통장협박에 관한 기사를 읽고 사이버범죄 예방강사인 나조차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건 막을 수도 없고 걸려들게 되면 정말 막막한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통장협박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어느 날 뜬금없이 여러분의 통장에 몇 십만 원의 모르는 돈이 입금된다. 그 후 내 계좌가 갑자기 지급정지 돼 버린다. 계좌 지급정지가 되면 내 명의로 된 모든 계좌의 비대면 거래가 중지되고 카드사용도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월급도 받을 수 없고 대출금, 각종 요금 등도 출금이 되지 않아 연체가 될 수 있다. 주식도 마찬가지로 할 수 없어 주식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당장 계약금이라던지 거래대금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이를 하지 못해 생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만약 내가 진짜 이런 일을 당했다면 얼마나 막막할지 생각해 보자. 지급정지제도는 보이스피싱 등 사기피해자들의 추가피해를 막기 위해 통신피해환급법에 따라 사기범의 계좌를 정지하는 것을 말한다. 


자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분명 사기범의 계좌를 정지한다라고 했는데 왜 내 계좌가 정지된 것일까? 그것은 바로 내 통장에 입금된 그 돈 때문이다. 돈을 입금한 상대방이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하며 해당은행에 계좌를 정지시켜 줄 것을 요청한 것이기 때문에 내 계좌가 지급정지 된 것이다. 은행에서는 사기여부를 따져볼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일단 상대방이 주장하는 대로 지급정지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럼 내 통장에 돈을 입금한 이들은 누구일까? 그리고 그들은 왜 그런 짓을 한 것일까? 그것은 바로 '통장협박'이라는 이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먼저, 지급정지를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야 '통장협박'이란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지급정지를 풀기 위해서 가장 빠른 방법은 피해자와 합의를 하는 것이다. 피해자란 내 통장에 돈을 보내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다. 또 다른 방법은 은행에 이의신청을 하는 것과 경찰에 신고해서 무혐의를 얻어내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방법들은 입증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려 지급정지를 푸는데 짧게는 4일에서 길게는 두 달까지 걸린다. 두 달 동안 모든 계좌가 묶여있다고 생각해 보라. 생각만 해도 소름 끼치지 않는가. 


자 그럼 피해자와 합의를 해야 하는데 돈을 보낸 사람을 어떻게 찾아야 한단 말인가. 은행에 문의를 하면 개인정보를 이유로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을 뿐이다. 여기서 통장협박을 하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입금자명을 보면 알 수 있다. 입금자가 영어로 되어 있다면 그것은 텔레그램 아이디라고 볼 수 있다. 텔레그램에 들어가서 그 아이디를 검색하면 통장협박범을 찾을 수 있다. 그에게 합의를 해달라고 하면 그는 합의를 빌미로 돈을 요구한다. 그렇게 한 번 돈을 보내면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하고 쉽게 풀어주지 않는다. 


그럼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은행 이의신청 제도를 활용해야 하는데 내가 사기범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통장협박범과의 통화내용을 녹음하거나 주고받은 텔레그램 내용을 캡처해서 증거로 제출해야 한다. 혼자 하기 힘들다면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입증하게 되면 빠르면 최소 3일 안에 지급정지를 풀 수 있게 된다. 


통장 지급정지 같은 경우는 통장협박도 있지만 단순히 상대방의 계좌를 정지시키기 위해 고의로 돈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에게 원한이 있거나 경쟁 업체 같은 경우가 그렇다. 그러니 통장협박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악성어플 설치 등 개인정보 유출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하며, 온라인, 오프라인 등에서 자신의 계좌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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