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한 번뿐이다.
어린 시절부터 병원을 자주 다녔다. 내가 아픈 게 아니라 몸이 약했던 어머니의 보호자로 나는 자주 병실에 드나들 수밖에 없었다.
그때마다 어머니와 나는 병실 통로 앞 의자에 앉아 곧 죽음을 앞둔 사람부터 죽음의 위기를 극복하고 퇴원하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때마다 엄마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삶은 한 번뿐이다. 언제나 그 말을 듣게 되었을 때 농밀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삶은 한 번 뿐이야."
두 번은 주어지지 않는 삶이었다.
그때부터 죽. 음.이라는 단어가 선명히 각인되었는데 이상하게도 내가 죽는 장면을 상상하면 고통 속에도 살아 있는 내 삶이 살아 있는 활어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죽음이란 글자는 '삶'으로 읽혔다.
영원히 살 수 없고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죽음을 맞이한다.
죽는다는 건 내가 살아있었음을 기억하는 일이고 산다는 건 죽음으로
가는 길을 가는 것.
삶은 한 번뿐이다.
비장한 각오로 죽음을 생각할 때 우리는 살아있음을 각인한다
오직 한 번뿐인 삶에 감사한 태도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