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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의 영광보다 오래 남는 것

진짜 베스트셀러 작가라면 생각해야 할 일

by 이용현

베스트셀러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신간을 냈다.
책을 낸 후 가장 중요한 시점은 1~2주, 길게 잡아도 한 달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지인들과 팔로워들의 힘이었는지, 출간 후 며칠 만에 순위에 올랐고 800위권에서 50위까지 치고 들어오는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면 신간/주간 베스트셀러/베스트셀러라는 딱지가 붙어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2주가 지나면서 지인의 구매가 끝나고, 아무도 모르는 타인의 손에 책이 닿아야 하는 시점이 오자 순위는 다시 800위권으로 밀려났다.


그만큼 하루, 일주일 사이에도 수많은 신간이 쏟아진다는 뜻이다. 그 치열한 파도 속에서 ‘베스트셀러’로 살아남는다는 건 단순한 순위를 넘어 존재한다는 의미였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온라인 서점에서 더 많은 이들에게 무작위로 노출되고, 낯선 독자의 선택을 받는 것. 책이 살아남는다는 건 결국 누군가의 눈길과 손길에 다가간다는 뜻이었다.


돌이켜보면, 책 시장은 인생과 닮아 있었다. 내가 먼저 손을 흔들지 않으면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아무도 알지 못한다. 가만히 있어도 빛나는 1%의 진주가 아닌 이상, 세상은 쉽게 주목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다. 책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상위 10%가 되고 싶었다. 종합 베스트셀러든 시/에세이든, 당당히 10위권 안에 책을 올려놓고 싶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다시 한번 풀이 죽고, 속이 상하고 만다.


그러나 문득 떠오른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기 위해 쓴 책이 아니다. 내가 좋아서, 내가 전하고 싶어서, 사람들에게 사랑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쓴 책이다. 그렇기에 다시, 처음 원고를 쓰던 그 마음을 꺼내본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싶은 것은 그만큼 내 문장이 널리널리 팔리고 많은 사람들이 읽어준다는 게 큰 희망사항이었기 때문이다.

책의 순위는 언젠가 사라지지만, 마음을 다해 쓴 문장은 오래 남는다. 베스트셀러라는 이름보다 더 중요한 건, 누군가의 삶 속에서 한 문장으로라도 살아남는 것이 아닐까. 더불어 그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아닐까.


내 문장이 살아서, 살아서 어떻게든 많은 이들에게 흘러가 닿을 수만 있다면. 깊고 깊은 타인의 마음속에 살아남아서 존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이 세상에 먼지 같은 내가 잠시라도 왔다 갔다는 걸 문장으로나마 남겨 놓고 가는 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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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50829_013536551_07.jpg 첫 책을 내고 얼마나 기뻤나, 지금도 여전히 기쁘고 예쁘다.

제 글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여나 지나치다 제 책을 만나거든 반갑게 인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너 여기 있었구나. 너 여기 아직 살아 있었구나.라고 반갑게 인사해 주시면 멀리서 고개 숙여 미소 지어 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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