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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은 곳에서 길을 만난다

오늘도 당신의 날씨를 묻습니다

by 이용현

오래전 많은 여행을 하면서 길을 자주 잃었습니다. 여행을 그토록 자주 다니면서도 매번 다니는 여행에서는 똑같은 길을 잃곤 했습니다. 목적지를 찍고 가다가도 더 좋은 곳을 발견하면 그곳에 머물러 가고 그곳에서 다시 동선을 바꿔 목적지가 달라지곤 했습니다.


처음 길을 잃었을 땐 망했다. 이거 그냥 큰일 났다.라고 자책하고 푸념을 했는데 정작 길을 잃은 곳에서는 또 다른 방향으로 가는 길이 열려 있었습니다.


길을 잃고 다시 길을 찾는 방법은 그냥 정직하게 처음 왔던 곳으로 다시 되돌아가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길을 잃어도 괜찮았습니다. 막상 길을 나서면 계획하지 않았음에도 우연히 괜찮은 사람을 만나기도 했으며 맛집보다 더 맛집인 가게를 들어갔으며 흔히 볼 수 없는 풍경들도 맞이하곤 했습니다. 길을 잃은 곳에서 다시 새로운 길을 만난다라는 깨우침이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가 언젠가 길을 잃을 때에도 당황하지 말자. 길을 잘 못 든 나 자신을 원망하거나 이 길이 마지막이라고 자책하지 말자. 다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겠다고 희망을 갖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살다 보면 수많은 길을 헤쳐나가며 길을 잃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여행을 생각합니다. 여행 속에서 잃었던 길은 그래도 괜찮아. 더 좋았던 일이 있었어. 했던 것처럼 내가 보내는 일상도 하나의 여행일 뿐이라 여기며. 길을 잃은 곳에서 새로운 길을 만나게 되니까 괜찮다고 여기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길을 만나든 가다가 길을 잃어도 그 길이 주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내 발로 걸어온 이 여정을 더 아름답게 걷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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