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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날은 지금

by 이용현

피곤함에 오후까지 누워 있다가 샤워를 하고 나니 정신이 좀 들어서 밖을 걷기로 했습니다. 밖을 걷다가 다시 바람이 좋아서 한강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강. 그리고 일몰 시간을 검색하고는 일몰을 보고 오면 되겠구나, 하고 돗자리와 책 한 권을 챙겨서 나간 날이었습니다.


역시나 그 자리, 노을이 잘 보이는 곳에 매주마다 매번 좋은 날씨마다 새로운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붐볐고 그 안에서 노을을 담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일종의 루틴이 있어서 햇살에 비치는 윤슬을 으레 껏 찍고는 다시 노을을 담았습니다.


이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슬과 일몰은 볼 때마다 설레고 아름다운데 날마다 감탄과 감동의 깊이가 다른 것은 왜일까. 그것은 아마도 내 마음의 심리, 함께하는 사람, 최근의 근황에 따른 정서적 여유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날씨가 매번 바뀌듯 감정 상태도 바뀌고 같은 장소에서 일몰을 보는 마음까지 다르니 모든 건 내 태도의 문제. 받아들임의 문제라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결국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순간은 그저 오늘. 지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생은 매 순간 고통속에서도 가끔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차 있는 것만 같아 아까운 마음에 어쩌지. 어쩌지. 하고 발을 동동 구르게 됩니다.


일상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아름다운 날은 지금.

오늘은 지나갔으니 맞이할 내일을 또 받아들이며 씩씩하게 걸어가야겠습니다.

또 아름다운 순간과 마주하며 인사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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