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다 같이 생일자들이 모여 파티도 하고, 누구나 초대하며 마음을 열고 축하해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부터는 달라졌습니다.
마음의 문을 닫은 건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생일을 꼭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사라졌고,
해가 갈수록 내 생일을 축하해주는 이들도 줄어들었습니다.
나 또한 타인의 생일을 챙기지 않게 되었고, 관계마저 조금씩 소원해져갔습니다.
슬픔에는 여전히 예민하면서도, 왜 기쁜 일에는 점점 더 무덤덤한 어른이 되어가는 걸까요.
혼자 보내는 생일이 덤덤해지고, 지인의 생일을 스쳐보내는 일에도 익숙해졌습니다.
이게 ‘어른이 되어간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그저 나이만 먹은 채 기쁨에 둔감해지는 사람이 되어가는 걸까요.
그래서 다짐했습니다.
앞으로는 생일을 더 많이 챙기고, 더 자주 축하하리라고.
슬픔에는 담담할 줄 알고,
기쁜 일에는 마음껏 기뻐할 줄 아는 어른.
아이 때처럼 좋은 일 앞에서는 넘치도록 박수와 축하를 보내는 그런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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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박수칠 일 앞에서, 나이 먹어서 그래.라는 핑계만은 달고 있지 않기를 바라며.
생은 아깝께 지나가기만 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