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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해도 아까운 계절

by 이용현

꺾이지 않을 더위였습니다. 좀처럼 기세가 눌리지 않을 것 같은 더위 속에서 1년의 중간을 보내며 이토록 열정적인 계절이 또 어디있을까 생각했던 바. 여름은 고되었고 청춘만큼이나 뜨겁게 타올랐었습니다.


어느덧 제법 쌀쌀해진 바람이 불어오는 날, 그토록 더웠던 여름도 이렇게 한순간에 무기력해질 수 있는 것인가. 반문하며 역시나 자연의 위력이란 얼마나 대단하고 무서운 것인가를 심감합니다.


이 여름 안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나는 조금 늙고, 푸르른 잎사귀들도 힘을 잃고 떨어질 준비를 하고 있던 터. 결국 우리가 할일은 그저 열심히 사는 일. 내 삶을 헤쳐나가는 일 밖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 찾아온 가을의 문턱. 이번 생에 스치고 지나가는 이 가을은 또 얼마나 유용하게 아름답게 흘러할 것인가.

생각만해도 모두다 아까운 계절이니 나와 당신의 시간이 행복으로 물들었으면 하는 바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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