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별을 마치기로 했다.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다.
마음먹고 시작한 여행에서 아름다움에 매료되고 그 곳을 떠나올 때 이런 여행따위는 괜히 했다고 자책하지 않듯 사람을 만나고 사랑할 때만큼은 어느 때보다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다 이별이 오는 과정에서 사랑은 아름다움으로 승화되지 않는다. 배신과 슬픔으로 얼룩져 찬란했던 사랑의 그림을 망가트려놓는다.
아름다운 풍경을 떠나고 싶지 않아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던 여행자의 마음은 사랑하고 있는 사람과 너무도 닮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 예고하지 않는 이별을 겪어야 할 때가 온다. 내가 아닌 사람이어서 내 마음으로 온전히 소유할 수 없다.
좋은 사람과 생의 한 부분을 살고 헤어지는 과정은 왜 좋을 수 없는가.
사연들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랑을 잃고 내 앞에서 한 말들이 기억난다.
그때 나는 술에 취해 졸면서도 그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이별이 어디 아름다워서 쓰겠는가.
아름다운 순간을 살았으니 씁쓸한 시간을 살아가는 일도 필요한 법이라고.
만약 이별이 아름다울 수 있다면 그 둘은 다시 만나야 되지 않겠는가.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