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의 모든 이별에 관하여
힘껏 붙들고 싶었던 사람,
깊이 각인되어 쉽게 놓아버릴 수 없는 사람을
보내야 할 때가 있다.
하나의 대상에 대하여
오랫동안 품은 간절이
중심을 잃고 흔들릴 때
휘청거릴지라도 더이상 간절하지 않게.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던 것처럼
누군가를 그렇게 보내야 할 때가.
붉도록 화가 나도 꽃에서 꽃 잎 떨어지듯
뒤돌아서 등을 보여야 할 때가.
놓아버려야 할 것을 놓아버리지 않고
붙잡고 싶은 대상을 붙잡을 수 있는
그 시점이 오기 전까지
나는 몇번 더 이별의 아픔을 복습해야 할까.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