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의 모든 이별에 관하여
그동안
착각한 게 하나 있다.
첫사랑과 결혼할 줄 알았고
나의 스무살이 영원할 줄 알았고
내가 바라는 일들이 내 뜻대로 이뤄질 줄 알았다.
미안하게도 아니 서운하게도
내 기대와는 달리 모든 삶의 여정은 내 여린 소망들에게 거센 따귀를 때렸다.
아프지 말았으면 하는 몸에 감기가 오고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인연에 이별이 오고
웃었으면 하는 일에 울음이 잦아드는 일을 경험하면서 착각을 버림과 동시에 내 의지로 모든 게 되리라던 기대는 삶의 흐름에 고분고분해졌다.
그 때서야 비로소 사람들이 종교를 갖고 두 손을 왜 모으는지, 축복과 감사에 대하여 왜 그토록 자주 외치는지. 고개와 몸을 왜 바닥으로 바닥으로 자주 떨구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별을 겪고 만남에 성숙해지듯
성장통을 거쳐 변화에 익숙해지는 것이야 말로 요즘 최대의 과제.
나이를 먹으며 배워야 할 것은 끝끝내 겸손이다.
자고 일어나면 날씨는 내 뜻과 무관하게 변해있을 것이다.
원하는 날씨가 아니더라도 불평은 지워야지.
간절히 원하는 내 기대 하나만으로는 모든 걸 다 이뤼낼 순 없을 테니까.
내 인생이 꼭 이럴 거라는 욕심과 착각에서 벗어나 순응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멀리나는 새처럼 높고 멀리, 때가 되면 피고 지는 계절처럼 태연히.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