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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Mar 09. 2017

우리들 안에선 봄 같은 사랑이

나는 왜 이토록 너에게 약한가

혼자가 되어 혼자를 사랑해본 사람들은 알지

시작이란 얼마나 두려운지.

누군가를 처음 사랑하게 될 때 빠지게 되는 설렘보다 사랑해서 잃게 될 것들을 먼저 생각하지.

사랑할 마음은 가득하나 용기가 비어 있는거지.


알고 있겠지. 아무리 짧게 자른 손톱도 시간이 가면 다짐처럼 무뎌는 것을.

길어진 손톱으론 힘을 쓸 수가 없어.

우린 말을 다듬어야 해. 살아간다는 말.
사랑해야 한다는 말.

다듬지 않은 말들엔 녹이 슬 거야.


꽃밭에서 꽃이 자라듯 꿈도 사랑도 죄다 심어야 해

상처로 흔들려도 뽑히지 않을 뿌리들을.


외로운 방에서 외롭지 않다는 변명은 그만

서로의 입술에 서명을 하자.

사랑의 확약.

누구야로 불리는 이름을 습관처럼 호명하자.  


우리들 안에선 봄 같은 사랑이 움틀 테지.

누군가를 좋아해봄. 사랑해봄. 그리워해봄.

그런 봄은 모두다 지나가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전치사 같은

등을 업은 말들로 사랑을 품어 보는 거지.

지금 숨쉬고 있는 이 순간은 겨울이어도.

다시 또 혼자가 되어도.


사랑. 사랑. 사랑의 제곱근

쉽게 풀리지 않을 문제일지라도

사랑, 사랑을 해봄. 그런 봄을 살아줘.


글 사진 이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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