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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Jul 26. 2017

위로받았다면 위로해야 한다

늦은 밤 눈물이 나려할 때

그녀가 아침 무렵

아이처럼 울기 시작했을 때

대낮 같이 환했던 그녀의 몸 속에도

그늘이 자라고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나는 그나마

사주팔자에 있는

내가 모은 아주 작은 햇살을

눈에서 눈으로 넣어주며

손에서 손으로 옮겨주며

울지 마, 울지 마 했다.


밤이 되면 둥근 내 몸이

초승달처럼 마르고


눈물이 재산이라는

그녀는

눈물 훨훨 다 털었다!

내 슬픔 다 말랐다! 하면서도

밤이 되면 다시 또 무슨 설움에 꺾였는지

쓰러져 혼자 울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여린 그녀를 업고 달린다.

있잖아. 울면 눈을 버려.

그만 울어 줘.

착하지 착하지.

울지 마, 울지 마.


내가 철부지 어이였을 때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울면 또 울면

그녀도 이리 했을 것이다.


숨이 하늘까지 차오르는 밤

아침을 찾아 달린다.


울지 마.

응, 햇살을 줄게.

내가 더 사랑을 줄게.


환원 / 이용현


#
한 때 우는 어머니를 업고 집으로 돌아온 적이 있다.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어렸을 때 통곡을 해도 그녀도 이리 했을 것이다.

태어나 사랑받았다면 사랑해줘야 한다.

위로받았다면 위로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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