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참히 짓밟힌 그날
빛 좋은 태양이 넘실대는 5월.
젊은 청년 하나가
아스팔트 위에 푸른 숨을 꽃고
꽃을 팔고 있다
어제와 오늘이 고단했는지
꾸벅 꾸벅 꽃잠을 자기도 한다.
'오늘은 희망을 피우세요.'
꽃들 앞에 씌여진 문구 앞에
잠에 취한 그는 곧 한 쪽으로 기울어져
쓰러질 것만 같다.
그때 쾅 하고, 어디선가 울리는 소리에
청년은 놀라 취한 잠에서 깨어난다
길바닥은 울음처럼 들썩인다.
놀란 꽃들이 낮게 엎드려 포복, 포복!
비명소리가 늘어날 때마다
꽃들은 그 자리에서
맥없이 시들어갈 뿐이다.
군홧발 날아오고 청년은 어느덧
납작하게 짓눌려있다.
이건 아직 깨지 않은 꿈일 거야.
나의 꽃잠일 거야. 하며
되뇐다. 되뇐다.
꽃잠.
시 이용현
ㅡ
5.18.
권력에 무참히 희생당한 시민을 위한 추모.
친구, 혹은 부모, 가까운 사람일수도 있었던 .
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