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애정한다

조금은 속상한 일이 있다하여도

by 이용현

가을을 다 보낼 무렵 폐에서는 거친 숨소리를 보내왔다. 오래도록 기침을 지니고 잠드는 동안 나뿐만 아니라 기침을 듣는 벽도 아팠으리라, 생각하는 일은 미안함이었다.


CT속에 안개 낀 내 폐를 구경하면서 그간 무엇하느라 이토록 상했나 싶어 자책을 하면서도 달라질 것이 없다는 걸 알기에 스스로를 어르고 달랜다.


무엇을 하여도 뜨겁고 사랑하도록.

진찰을 받고 나와 약봉지를 지니고 속으로 되낸 말이었다.

뜨겁게 열도 달고 기침도 달고 아프고 나면 더욱더 사랑스러워지겠지.


예견하지 않았어도 어차피 될 일이라면 그리될 일이었다. 아플 일이 있다면 사랑할 일이 있다면. 어차피 다.

꽃이 피는 일도 지는 일도.

이 가을이 빨리 가는 일도.

사랑이 떠나는 날도

알고 있는 일이었다.


탓하지 않는다.

사랑한다. 애정한다. 사랑한다. 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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