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가 목소리 톤을 놉혀 감정이 격해질 때마다 내 귀에서는 마치 유리접시가 깨지는 것처럼 아찔했다.
저렇게나 감정이 격해지면 하나였던 둘은 반으로 산산조각 갈라져 어쩌면 영원히 함께 할 수도 없겠다는 생각, 그럼 나는 어느 편에 서야 하는지 속으로 고민했다.
어느 때는 엄마의 편을 들어 엄마를 방어하기도 했으나 간혹 아빠의 편을 들어 남자 2명과 여자 1명의 싸움으로 판이 구성되어 엄마를 더욱 외롭게 했다.
그때마다 엄마는 더 크게 울었던 것 같다. 결국 자신의 편이 하나도 없다는, 제 뱃속에서 나은 자식도 자신의 편이 아니라는 그 어마어마한 서러움.
명백한 패배구조였다.
그런 날은 엄마는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서러운 마음으로 전화기를 들어 번호를 누른 곳은 자기의 든든한 동생이었던 삼촌이었고 이모였고, 그리고 엄마, 외할머니였다. 엄마는 전화를 하면서 더욱 울었던 것 같다. 유일하게 자신의 편,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어떤 말을 해도 이해와 포용으로 감싸안아줄 사람은 자신의 가족, 자신의 엄마였던 것이다.
그런 다음 날 외할머니는 집으로 찾아와 엄마와 함께 있어주었고 엄마의 감정을 다 가라앉히고서야 다시 집을 떠났다.
나는 엄마의 편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했다. 엄마를 조금 더 생각해 내가 엄마의 편이 되었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