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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Nov 30. 2019

그 흔한 말들이 참 따뜻해서

우리끼리 만남을 가질 때 대단한 기대를 가지고 만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어떤 거창한 말을 듣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밥 좀 잘 챙겨 먹고 잠 좀 잘 자라는 그런 평범하고 흔한 말이 필요했는지도요.


그냥 대책도 없고 이유도 없이 얼굴 보고 싶다고 하는 말들은 또 왜 그렇게나 따뜻한 건지.


보고 싶다니요, 누군가가 나를 애정하고 있고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의 말이었습니다.


그런 말들이 없는 계절은 외롭고 또 그런 말들이 있는 계절은 따뜻하기만 합니다.


밥이나 먹자, 잘 자라, 자주 보자, 보고 싶네, 흔해 빠져서 닳디 닳은 말 같은데 사실은 대수롭지 않습니다.


혹 곁에 있는 사람들이 떠나가는 것이 두려웠던 것은 이 말들이 말라버릴 것만 같아서였습니다.


밥 좀 잘 챙겨 먹어, 보고 싶네, 잘 자, 자주 보자, 감기 조심해.  그 흔한 말은 사실 내가 몹시나 원하고 필요한 말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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