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뎅바에 앉아 사람들과 한잔 하다가 얼떨결에 합석을 하고 얼굴이 빨개지도록 술을 마셨습니다. 얼마간의 눈치를 보다가 침묵을 깬 건 상대였고 얼어붙었던 마음이 짠하는 동안마다 짠했습니다.
같은 직장인의 설움이 담긴 직장살이의 고됨이 나름마다 씁쓸한 안주로 떠올라 긴 술을 푸게 했습니다.
2차는 펍으로 가 춤을 추고 다시 그곳에서 만난 사람은 서로 나이가 같다며 낄낄댔지요.
집으로 가는 길 방향이 같으니 중간에 내려다 줬는데 택시가 잡히지 않아 그만 삼십 분을 걷다가 멈춘 거리에서 손만 허공에서 휘휘 젓는 서로를 바라보는 서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추위에 온몸을 떠는 동안 둘 사이의 중간지점에 택시 한 대가 멈추고 어디까지 가세요 손님은 요 어디까지 가세요. 우린 그만 합승을 하였습니다.
택시가 죽도록 안 잡혀서 오늘 내가 서울에 살고 있구나 했습니다. 저는 오늘 어디서 놀고 오는데 즐거웠나요 저는 별로였어요 스트레스받으면 신나는 음악을 들어요 요즘은 신나는 음악을 들어도 왜 신나지 않는 걸까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다가 집에 오는데 눈물이 한 바가지씩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차가운 눈이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뜨거운 눈물이었습니다.
합석과 합승을 하고 난 뒤 우리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이구나 했습니다 뜻밖에 따뜻한 겨울이었습니다
조금은 아파도 마음을 아껴서는 겨울은 되지 말아야겠습니다. 각자의 시간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우리가 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