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이 섞여 있는 의미

행복을 찾아 떠난 북유럽

by 이용현

고급 호텔이 아닌 게스트 하우스에서 머물 땐 많은 것이 섞인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에는 hola! Hi! 안녕하세요. 등으로 인사말이 섞이고 도미토리로 주어지는 한 개의 방 안에서는 고유한 각 나라의 얼굴이 섞인다.

같은 공간 안에서도 거실 개념이 없어 신발을 신고 다니는 이부터, 제 방처럼 신발을 벗고 다니는 사람들이 섞이며
샤워를 하고도 수건만 걸친 채 알몸으로 오가는 이들과
말끔하게 옷을 걸치고 나오는 이들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진다.

음식을 해 먹을 때에도 특이한 냄새들이 진동을 하며 공기 중에 섞이고 연령이, 성별이, 빠질 것 없는 모든 것들이 한데 섞여 논다.

이렇게 내 생활 패턴과는 전혀 다른 모든 것들이 섞이는 것을 느끼며 왠지 모를 불편함에 빠질 때, 여행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여행이란 편리했던 내 생활에 불편함을 섞는 일.
어제는 새벽 내내 코를 고는 이 때문에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큰 소리로 전화를 거는 이 때문에 잠을 설쳤다.

미간이 찌푸려졌지만 이 생활이야 말로 진짜 여행을 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항상 내 위주로 편하게 돌아갔던 현실 세계와는 달리
모든 불편한 것이 마치 선물 세트처럼 모여 있는 것.
평소 같지 않은 이 불편함을 길들여본다.
그것이 바로 여행 중의 여행일지도 모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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