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의 끝없는 고독, 발끝까지 밀려오는 외로움을 살아본 적 있었다. 우중충한 날씨 속에 계속되는 한 달간의 침묵은 정제되지 않은 마음을 한 곳으로 몰아줘 불필요하고 어지러웠던 감정들을 회복시켜주었지만 사람이 없는 시간은 견디기 어려웠다. 아무하고도 말을 잇지 못하는 하루들이 빌딩처럼 쌓여갔다.
사람이 닿지 않는 방에서 오랜 잠을 자기도 했다. 영하-25도. 나가기만 하면 손이 시리던 도시에선 곰이 되었다.
눈이 내리지 않으면 해를 잃은 텅 빈 하늘에는 비가 내렸다. 비를 맞고 눈을 맞았던 그런 시간 또한 격하게 행복했음을 잊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 없이는 그 행복마저 나누지 못해 기쁨은 덜 하였다. 이상하게도 사람이 있다면 좋을 것 같은 여행이었다.
어느 시절에는 사람이 싫어 사람을 떠나가다가도 다시 사람이 그리워 사람에게 가는 내 마음에 이름 붙일 단어가 없었다.
여전히 손 길을 내어 나에게 오는 사람이 반갑고 고마운 것은 사람은 사람 없이 숨 쉴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의 최종 목적지는 어쩌면 사람인지도 모른다. 꿈, 행복, 성취, 시간 등을 손에 쥐고 그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모든 이룸이 다소 쓸쓸할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