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른쪽에 있는 소녀가 내 엄마가 될 줄은 몰랐다. 나도, 엄마도 서로가 감쪽같이. 사진을 두고 웃다가 엄마의 꿈은 무엇이었냐고 물었다. 그러자 하는 말이 대뜸 엄마의 꿈은 너였지,라고 대답한다. 그냥 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씩씩하게 사는 거. 그게 아직도 엄마의 꿈이란다.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부터 학창 시절에도 엄마는 어느 드라마처럼 자신의 욕망을 나에게 투영하지 않았다. 무얼 하든 너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라는 사람이었다.
코피가 나면 이야, 나쁜 일이 다 빠져나가려고 하나보다 했고 공부를 지지리도 안 해서 30등까지 했더니 이제 넌 올라간 일만 남아서 좋겠다.라고 했다. 그리고 모든 시련이 닥치면 큰 나무가 되려고 너에게 많은 비를 뿌리는 거라며 나를 위로하곤 했었다.
나는 이런 사람이 내 엄마라는 게 너무 좋다. 나는 엄마와 자주 통화하고 하루에 한 번씩 사랑한다 말한다. 본가로 내려가면 하루에 한 번씩 저렇게 해맑은 소녀를 안아준다. 엄마의 꿈이 나였다는 말에 내가 아직 건강하고 무탈하는 의미로. 당신의 꿈이었다는 내가 잘 버티고 살고 있다는 걸 상기시켜주기 위해서.
엄마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만 늙아주면 좋겠다. 작은 새처럼 점점 작아지고 있는 엄마지만 내가 더 잘할 테니, 더 열심히 살아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