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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Jan 17. 2022

내 삶은 부모와 무관하지 않다

언제나 행복을 꿈꾸고 하고 싶은 일은 다 하면서 살아가는 가운데 이따금 타지에 있는 부모님을 뵙고 돌아오면 마음 한 켠이 걸린다.

나는 그럭저럭 살만한데 이제 60을 다 넘긴 내 부모의 삶은 안녕한가 싶은 마음에,  어딘가 쿡쿡 양심 하나가 찔리는 것이다.


아버지는 겨울이면 일거리가 없어서 한 계절을 쉬고, 몸이 약한 어머니도 한 계절을 소득 없이 난다.

그럼에도 건강하다는 위안으로 두 부모는 내 앞에서 씩씩한 척 하지만 특히나 아버지의 얼굴에서는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을 읽어 낸다. 나를 볼 때면 미안함이 한가득 배어 있는 것이다.


그들이 위기에 처하고 아플 때면 내 통장의 잔고는 조금씩 비워졌고, 나는 신경성으로 조금씩 말라갔다.


그럼에도 그들의 삶이 스스로를 초라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애를 썼다.  병원비를  대고, 남에게 빌린 돈을 갚아주면서, 비록 부잣집에서 태어나지 않았어도 부유한 척했다.


나에겐 부모의 사랑 너머의 그저 사람에게 느낄 수 있는 연민 같은 것들을 그들에게서 느끼고 있었음이라.


이제는 마지막이야, 내 삶도 있으니까 나 몰라라 하면서  나 혼자 행복을 누리고 살겠다 하는데도 발을 뻗고 누운 자리엔 항시 당신들이 걸린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멀리하고 외면하면서 나 혼자 행복이나 누린다 한들 그 행복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평안해야 곧 내가 행복해진다는 걸 깨닫고 있는 요즘.


나는 곧 부모의 삶과 연결되어 있고 부모의 삶은 곧 나에게 이어진다.

그러므로 내 삶은 부모와 무관하지 않다.


내가 잘 되어야 하는 이유는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나와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혼자의 사치와 혼자의 부유와ㅡ혼자의 평안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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