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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Mar 19. 2023

나는 너의 마음을 알아


P와 떠나온 파리 여행.

에펠탑을 향해 걸어가는 동안 P는 기분이 처져 있는 내게 이야기했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것들은 모두 아름다워."

....

"별 빛 달 빛, 그리고 에펠탑의 조명까지.

그런데 이것들보다 더 빛나는 게 있어. 그게 뭔지 알아?"

P는 물었다.


잘 모르겠다는 듯 망설이자

P는 처음보다 톤을 낮춰 입을 열었다.

"지금 네가 어두운 밤마다 기도하는 것들.

당장 이뤄지지 않지만 네 마음속에서 염원하는 것들."

....

한동안 말하지 못하고 참고 있던 마음 때문에 나는 곧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P는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는 너의 간절한 마음을 알아."


우리는 가장 깊고 높은 어둠 속에 있을 때 간절한 마음이 빛을 내는 것일까.


P와 함께 걸어온 길은 어느새 에펠탑 앞까지 다다랐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하늘에선 어둠 속에 우뚝 솟아 빛나는 황금빛 조명이 내게 말을 거는 듯했다.


"나도 너의 마음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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