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뒤돌아보며
어제는 색을 잃어가고 있는 식물 하나가 마치 나와 같기도 하고. 애처롭게만 보였다. 처음에는 푸릇하고 에너지도 넘치더니 기력을 잃고는 축 처져서는 노란 잎으로 바뀌었다. 이런 식물에게도 삶이 있다는 걸 체감하며 연민을 느껴버리고 만 것이니.
식물에게도 눈이 있고 키가 있고. 귀가 있고 입이 있고. 호흡이 있고. 다리가 있고.
생명과 수명이 있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뛰어노는 아이들과 강아지. 나를 향해 안기는 바람.
스무 살 적의 친구들. 늙음을 직시한 중년의 아주머니와 아저씨.
그리고 가끔 길을 잃고 방황하는 나.
앞으로만 향해가는 오늘과 내일 속에서 남아 있는 것은
내 자신에 대한 사랑과 신뢰. 긍정. 그리고 믿음.
이타적인 연민과 사랑. 배려. 관대. 화해. 용서. 반성. 믿음. 위로. 마음. 공감.
소멸했다가도 다시 태어나는 모든 것.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