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소기회 一月笑幾回
정치도 경제도 엉망이다 보니 웃을 일이 적습니다.
봄꽃이 피어나는 이 좋은 시절에 웃을 일이 없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장자>는 상수로 살아도 인생백년인데 왜 웃지 못하고 사는가 꾸짖었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몇 번이나 웃는가一月笑幾回라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장자의 이 화두는 봄의 정취에 취해 술을 마실 때, 시상을 일으켜 만고에 남을 명시를 탄생시키게 됩니다.
요즘처럼 꽃이 산천에 피어나는 봄날이었습니다.
당나라의 두 선비는 이 좋은 봄날, 안주와 술을 놓고 봄의 흥취에 겨워 시를 남깁니다. '연성동장宴城東莊'이라는 제목은 장안성 동쪽에 있는 별장이라는 뜻으로 그곳에서 연회를 하며 지었다는 뜻입니다.
一年又過一年春 일년우과일년춘
한 해가 또 지나니 한해의 봄이 오는데
百歲曾無百歲人 백세증무백세인
인생 백 년이라지만 백 년 산 사람 일찍이 없었네.
能向花中幾回醉 능향화중기회취
꽃 가운데서 취할 수 있는 때가 몇 번이나 있겠는가
十千沽酒莫辭貧 십천고주막사빈
가난을 핑계 말고 만금 술이라도 사서 마시세.
- 崔敏童, '宴城東莊연성동장'
성동장城東莊 이라는 별장을 가진 주인 최민동이 이렇게 시를 읊자, 그의 사촌 형제인 최혜동은 이렇게 답시를 합니다. 그는 양귀비로 유명한 당 현종의 딸, 진국공주가 아내입니다. 황제의 부마죠. 그가 지은 시가 바로 유명한 '봉화동전'입니다.
一月主人笑幾回 일월주인소기회
한 달에 주인은 몇 번 웃을까
相逢相値且銜杯 상봉상치차함배
우리가 만났으니 한 잔 하세나
眼看春色如流水 안간춘색여유수
눈 앞의 봄날은 서둘러 가고
今日殘花昨日開 금일잔화작일개
오늘 남은 꽃은 어제 피었다네
-崔惠童, '奉和同前봉화동전'
그렇습니다.
오늘 보는 꽃은 어제 핀 꽃입니다.
화려하지만 곧 떨어질 운명이지요.
이 좋은 봄날 그 꽃조차 못 보고 살 정도로, 웃음조차 잊을 정도로 산다면 그게 무슨 인생이겠습니까?
오늘은 산이나 들에서 꽃도 보고 자연도 보면서 티끌 같은 세상사를 좀 잊으며 사십시오.
허허허허......
길어야 인생백년인데 어찌 천년을 살 것처럼 무에 그리 집착하십니까?
서두르지 않아도 눈 앞의 봄날도, 인생의 봄날도 그렇게 가버리고 말 것인데
잠시 놓아두고 비워 두고 버리면서 사는 법도 배우시지요.
좋은 벗과 술이나 한 잔 하시면서-
추신:
세상에서 가장 멋진 당신의 모습은 웃는 당신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웃음을 세상에 주는 사람입니다.
많이 좀 웃으시라고 우리말의 웃음의 종류를 소개합니다.
너털웃음 큰 소리로 호기스럽게 웃는 웃음.
눈웃음 소리를 내지 않고 눈으로만 가볍게 살짝 웃는 웃음.
비웃음 흉을 보듯이 빈정거리거나 업신여기는 웃음.
선웃음 우습지도 않은데 꾸며서 웃는 거짓 웃음.
소웃음 웃음 같지 않는 웃음. 소는 웃을 줄 모른다.
쓴웃음 마음에는 시쁘면서 마지못하여 웃는 웃음.
억지웃음 웃기 싫은 것을 억지로 웃는 웃음.
찬웃음 냉소, 가소로운 듯 웃는 웃음.
코웃음 콧소리를 내거나 코끝으로 가볍게 웃는 비난조의 웃음.
함박웃음 환하게 활짝 웃는 웃음.
헛웃음 마음에 없이 겉으로만 거짓 지어 웃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