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걸었기에 만들어진 말, 조강지처(糟糠之妻)
공주의 마음을 거절하여 생긴 말
조강지처(糟糠之妻)-
조강지처는 어려울 때 고생을 함께 한 아내를 말합니다. 이 말이 생기게 된 데에는 아름다운 사연이 있습니다.
후한의 광무제(光武帝)는 온화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천하를 통일했습니다. 정치학에서는 이것을 ‘민주적 리더십’이라고 하지만, 황제가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던 시대에서는 보기 드문 리더십이죠.
광무제에게는 ‘호양공주(湖陽公主)’라는 미망인이 된 누님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광무제의 신하 중에서 오늘날 법무장관에 해당하는 ‘대사공(大司空)’ 자리에 있는 송 홍(宋 弘)에게 은근히 마음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황제에게 두 사람을 맺어줄 것을 부탁하게 됩니다.
황제는 이미 결혼한 그에게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 어느 날 송 홍을 부릅니다. 그러면서 은근히 마음을 떠보게 됩니다.
“사람은 신분이 높아지면 그에 맞는 사람들로 친구를 갈고, 돈이 생기면 아내를 바꾼다는 속담이 있는데, 그대는 어찌 생각하는가?”
그러자 송 홍이 말합니다.
“저는 가난하고 어려웠을 때의 친구는 결코 잊어서는 안되고, 가난할 때 지게미와 쌀겨를 먹으며 고생한 아내는 집에서 내보내서는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臣聞 貧賤之交不可忘 糟糠之妻不可堂)”
송 홍도 공주가 자신에게 마음을 있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황제의 은근한 부탁을 받아들이면 앞날의 출세가 보장된다는 것도 알고, 이 일로 심사가 틀어져 황제가 트집을 잡으면 살아나기 어렵다는 것도 알면서도 이렇게 대답을 한 겁니다.
광무제는 걸출한 인물답게, 송 홍에게 아무런 말도 안 하고 돌려보냅니다.
송 홍을 만난 후, 황제는 누님인 공주에게 말합니다.
“이 혼사는 가망이 없겠습니다.”
그러면서 송 홍이 대답한 것을 말합니다. 제가 억지로 이 혼사를 밀어붙이면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송 홍이 부마 도위가 되면 공주가 정실로 들어앉게 되므로, 고생한 본처는 잘못을 하지 않았지만 물러나야 합니다. 그렇다고 왕실의 공주가 첩이 될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조강지처’는 공주의 마음을 거절하고, 출세와 바꾼 말입니다.
‘조강지처’는 송 홍의 목숨과도 바꾼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조강지처’라는 말은 그 말의 생긴 어원과 함께 가슴이 뭉클한, 아름다운 말이 된 겁니다.
고생한 아내를 성공했다고, 돈 좀 벌었다고 내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기는 요즘은 여자가 남편을 내치는 세상이 되었으니, 오히려 사람의 본분을 말하고 지키는 것은 예전 시대가 더 나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내라는 말은 원래 '안해'였다고 합니다.
집안을 비추는 해라는 뜻이죠.
영국 속담에선 '좋은 아내와 건강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재보'라고 합니다.
좋은 아내는 좋은 남편이 만듭니다.
서로가 노력할 때, 가정은 평화도 오고 사랑도 흐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