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주가
처음에 우리가 생각한 사막투어는 마라캐시에서 시작하는 거였다. 그런데 어찌된 연유인지 마라캐시 에서 숙소가 잘 구해지지 않는다. 너무 비싸서 직접 가서 구하자 맘먹었다. 그러던중 사막투어는 마라캐시에서 2박3일 짜리를 계약해 출발해도 결국은 메르주가까지 다시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는것을 알았고 그럴바에는 차라리 페스에서 바로 메르주가로 가자고 일정을 바꿨다. 메르주가 사막투어는 알리가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쉐프샤우엔에서 성환총각 과 있는 김에 알리 페이스북 에 우리가 간다는 메세지를 남겨달라 부탁했고 기다린다는 확답까지 받고 3일 메르주가행 버스표를 페스에서 예매했는데 아뿔싸 날짜를 잘못 생각하는 바람에 2일 밤에 출발해야 할것을 3일 밤출발로 표를 잘못 끊은거다. 표야 차지를 더 주고 버스시간을 변경하면 되지만 도착하는 날이 3일 금요일이어서 알리네 방이 있을까? 전전긍긍...성환총각에게 또 부탁하기 미안하고 또 직접 연락해야 할 것 같아 알리 페이스북 계정을 보내달라해서 직접 메세지를 날렸다. 우리의 일정이 바뀌었다.4일부터 예약했는데 3일 부터 묵을수 있냐고 확인부탁한다..그렇게 보내놓고 한참을 연락이 없어 무조건 쳐들어 가야겠다 마음먹을때쯤 알리에게서 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다. 늘 느끼는 거지만 우린 여행에 관한 한 운이 참 좋은편이다...
무계획으로 다녀도 다 우리뜻대로 되니...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메르주가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운전기사 아저씨는 말이 많았고 끊임없이 누군가와 얘기중이었는데 알고보니 교대로 운전하는 버스기사였다. 그리고 앞에 가는 차가 느리게 움직이고 반대편 차가 오는 중에라도 충분히 추월하겠다 싶으면 중앙선을 휙휙 넘는다. 그때마다 불안불안...그뿐만 아니라 자다가 언뜻언뜻 눈을 뜨면 왼편으로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낭떠러지...자다가도 다시 눈을 떠 안전벨트가 올바로 매여져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 반복됐다. 안전벨트가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겨우 도착한 메르주가...
블로그에는...어떤이는 버스를 알리집앞에 바로 세워줬다느니...어떤이는 마중을 미리 나와 있었다느니...어떤이는 누군가 버스에 올라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름을 호명해 무슨 현행범 체포되듯이 버스에서 내려 따라왔다느니...그런 말들 뿐이어서 당연히 픽업은 기본사양인가비...하고 확인도 안하고 왔더니...횡하다...우리랑 같이 내린 외국인들은 모두 제갈길 찾아가고 우리 둘만 남았다. 버스기사아저씨께 알리? 하자 한쪽 편을 가르키는데 블로그에서 본 알리가 아니고 다른 호텔에서 호객행위 나온 알리다...여기도 우리나라 철수 만큼이나 많은 이름이 알린가 보다. 자꾸 자기네 호텔로 가자는 알리를 뿌리치고 미리 예약한 오아시스 알리에게 사막에 있어서 확인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메세지를 보냈는데
금방 데리러 오겠다는 답장이 온다. 휴~~십년감수...
그렇게 도착한 알리집은 사막 입구에 위치해 있다.
처음엔 일본인에게 인기 있던 곳이었는데 그게 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한국인에게 더 인기있는 곳이 되어버렸단다. 우리가 여기를 찜한 이유도 우리나라 사람들과 말을 많이 하고 싶어서...정말 잘한 생각이었다. 여기 와서 좋은 아이들을 많이 만나고 정보도 공유했으며 앞으로도 좋은 인연으로 계속 남기를 약속했다.
그렇게 좋은이들과의 사막투어는 모래바람이 불어도,불어온 모래바람이 우리가 먹는음식을 덮쳐
씹히는게 음식보다 모래이더라도, 심한 바람이 누워 덮고있는 모포를 휙 날려 주우러가는 일이 생겨도 웃고 떠들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옹기종기 누워 바라보는 별들은...이순간만은.... 무슨일이 있더라도 기억하겠다고 내 아들 딸 또래의 아이들에게 얘기하게 된다.
알리네집은...느림의 미학을 배운다고..누군가 적은 글을 봤다...그런데 나는 지금 게으름의 진수를 배우는것 같다. 낮엔 너무 더워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막연하게 앉아서 뭘하지? 시간이 너무 아까워 라는 생각은 하지만 딱히 무엇을 시도해 보겠다는 생각은 감히 하지도 못한다. 아이들은 낮에 수영장에서도 놀고 뙤약볕이지만 잠깐 나갔다 오기도 하드만 나는 그냥 테이블 과 의자와 혼연일체가 되어 시간을 죽인다. 그러다가 저녁이 되면 걸어서 사막에 갔다. 노을이 지는것도 자꾸 보고싶고...물결무늬의 모래를 맨발로 휘젓어 놓는 재미도 쏠쏠한데다 그시간에 만나는 모로코인들과 하는 인사도 나를 즐겁게 한다. 그러다가 늦은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 돌아오면 맛있는 저녁이 기다리고 있다. 얼마나 늦게 밥을 주는지 먹고 나면
바로 자야할 시간이다. 하지만 또 그시간이 아까워 모두들 수영장 썬 배드에 누워 하늘에 떠있는 수많은 별을 보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그렇게 자꾸 게을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