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얀 남편

by 삼계탕

목욕을 마치고 나온

남편 뒷꿈치를 보니


시커멓다


우리 시어머니, 안쓰러워 어쩌나

32년 전 낳은

그 뽀얀 덩어리가

이렇게 시커멓게 변했으니


몸도

마음도

일상도


뽀얗던 그 아기가

이토록 지치고 낡아졌다니


우리 시어머니가

가장 사랑스럽게 여겼던

그 뽀얀 것이

이리 그늘져 버리니

우리 시어머니는 어쩌나


내가 한 번 더 쓰다듬으면

그 뽀얀 새살이 올라올까 싶고

내가 한 번 더 입 맞춰주면

그 사랑스런 미소 다시 피어날까 싶다


우리 시어머니 뽀얀 것

이제는 내가 이어받아

오래오래 곱게 데리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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