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깨우는 작은 싸움에 대하여
아침 6시에 맞춰둔 알람이 울린다.
눈꺼풀은 무겁고, 머리는 아직도 밤이다.
“5분만 더…”
버튼을 누르고 다시 눈을 감는다.
그리고 눈을 뜨면, 7시 40분.
오늘도 나와의 약속을 어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책은 오래가지 않는다.
“다들 그렇잖아.”
“피곤한 날도 있는 거지.”
나는 그렇게 넘긴다.
그리고 다시 생각한다.
“그래도 이래선 안 되는데…”
⸻
이걸 몇 번 반복하다 보니
문득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나는 왜 나와의 약속을 이렇게 쉽게 어기면서도
그걸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는 걸까?”
아무렇지 않게 넘긴다는 말,
그게 오히려 더 큰 문제 같았다.
생각해보면
이건 단지 6시에 못 일어난 이야기가 아니다.
어쩌면
‘지키지 않아도 괜찮은 나’를
내가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
이 무감각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
내가 처음부터 이런 사람이었을까?
아니다.
분명히 나도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했고,
그걸 위해 살아온 날들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사람들은 더 많은 걸 해내고,
나는 그 흐름을 따라가기에도 벅찼다.
그리고 어느새
“그냥 무난하게 살면 됐지”라는 말로
내 속의 불편한 감정을 덮어두기 시작했다.
⸻
그 무난함 안에서
나는 조금씩 나를 잃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게
익숙해질수록,
살아 있다는 느낌은 멀어졌다.
그러다 우연히,
계단을 올랐다.
딱 20층.
숨이 찼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뭔가를 이겨낸 감각.
어디에도 말하지 않았지만,
내 안에서는 조용히 울리는 한마디가 있었다.
“이건, 내가 해낸 거야.”
그날 이후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