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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문 Oct 22. 2023

4. 다구 茶具

Tea Story

차를 마시는데 갖추어야 할 기구들이 있다. 이것을 '다구'라고 한다. 흔히 '다기 세트' 또는 'tea ware'라고 한다. 다기 세트는 중국, 일본, 우리나라, 영국 등 나라마다 즐겨마시는 차가 다르고 차를 마시는 문화가 달라서 그 구성이나 모양, 재질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는 차 우림 미니 주전자형 용기와 찻잔, 그리고 숙우 또는 공도배라 불리는 우린 차를 따로 모아놓는 뚜껑 없는 용기로 구성된다. tea pot, 다관, 차호, 자사호 등이 차를 우리는 그릇을 가리킨다. tea pot은 홍차문화에서 사용하는 용어이고, 다관, 차호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자사호는 중국 특정 지방의 붉은 흙으로 만든 차우림 주전자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이다. 차호는 차우림 주전자를 가리킬 때도 있고, 차를 덜어서 담아두는 뚜껑있는 용기를 가리키기도 한다. 여기에 이러한 것들을 올려놓는 다반(찻쟁반)과 퇴수기 정도를 갖추면 기본 구성으로 훌륭하다. 


가장 일반적인 다기 세트로는 재질에 따라 도자기 세트와 유리 세트가 있다. 기본적으로 다관, 숙우, 찻잔으로 구성되고, 2인세트, 3인 세트, 5인 세틍 등으로 구성되나, 상품에 따라 구성 요소가 달라지니 확인이 필요하다. 여기서 다관, 숙우, 찻잔은 우리나라 차문화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다관이라 함은 차를 넣고 우릴 때 사용한다. 다관은 작은 주전자 모양으로 위로 손잡이가 있는 경우, 뒤에 고리형 손잡이, 옆에 자루형 손잡이형이 있다. 알맞게 우려진 차는 다관에서 숙우로 옮겨진다. 숙우는 공도배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다도에서는 뜨거운 물을 숙우에서 한 번 식혀 다관에 붓는다. 녹차를 우릴 때는 너무 뜨거운 물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물을 적정 온도로 식힌다는 의미에서 숙우라고 지칭한 듯 보인다. 한편, 다관에서 우러난 차를 숙우에 따라 차의 농도를 골고루 섞이게 하기도 한다. 농도를 고르게 하여 찻잔에 분배한다는 의미로 공도배라 부르기도 한다. 다관에서 차를 우리면 그 안에서 위 아래 농도가 현저하게 다르다. 우리나라 전통 다도에서는 다관의 차를 찻잔에 직접 따르는데, 이때 1, 2, 3의 찻잔에 차를 반 잔씩 채우고, 다음에는 3, 2,1 잔의 순서로 채워 농도를 맞춘다. 그러나 물을 식혔던 숙우를 공도배처럼 사용하면 편리하다. 또는 숙우를 하나 더 장만하여, 숙우용과 공도배용으로 사용해도 좋다. 


다관, 숙우 찻잔으로 구성된 기본 다기 세트를 올려놓는 쟁반 또는 상을 다반이라 한다. 또는 다포茶布(천 으로 된 테이블 매트와 같은 것) 위에 다기를 올려 놓고 사용해도 편하다. 또한 차를 우리는 과정에서 나오는 물을 버릴 퇴수기도 필요하다. 퇴수기는 예열을 위해, 다관, 숙우, 찻잔에 부어놓았던 물을 버릴 때, 그리고 처세차(세차)후 버리는 물, 또는 첫탕의 물, 그리고 잔에 은 찌꺼기 차를 버리는 데 사용한다. 우리나라 퇴수기는 큰 대접 모양이나, 요즘은 세라믹 낮은 용기에 구멍있는 뚜껑으로 쟁반과 퇴수기를 겸용할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퇴수기로 만들어진 도자기를 구입할 수도 있으나, 가격이 꽤 비싸므로, 집에서 사용하는 도자기 국수 그릇(국그릇 보다 조금 큰)을 사용해도 된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맘에 드는 퇴수기 하나의 가격이 다기 세트 가격과 맞먹는다. 우리나라 다기 세트 구성의 퇴수기는 위의 사진과 같은 큰 대접 형태로 주로 녹차, 백차, 황차와 같은 차를 마실 때 사용하면 된다.


다구의 기본 구성으로 다관, 숙우, 찻잔 그리고 다반(다기세트를 올려놓는 나무 쟁반)
퇴수기, 맘에 드는 퇴수기는 가격이 상당하다.


우리나라 차 문화에서는 물을 최대한 흘리지 않게 하고, 꼭 버려야 할 것만 퇴수기에 버린다. 차를 따르는 과정에 혹시라도 물이 흐를까 봐 다건茶巾(차 수건)로 다관이나 숙우를 감싸서 사용한다. 그러나 보이차, 우롱차를 즐겨 마시는 중국에서는 다관 속은 물론 위에도 물을 부어 흠뻑 적시고(예열 과정), 다관에서 숙우로 찻잔으로 차를 옮길 때 물을 흘리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그래서 퇴수기가 다반과 겸하여 있다. 대나무로 된 다반형 퇴수기가 그것이다. 물 빠짐이 가능한 대나무 쟁반이나 차탁에 물받이 서랍이 달려 있다. 보이차, 우롱차를 마실 때는 다반형 퇴수기가 편리하다. 


대나무 퇴수기에는 물받이 서랍이 있어 첫 탕을 쟁반 위에 그냥 버릴 수 있다.
도자기로 된 퇴수기. 뚜껑에 물 빠짐 구멍이 있다. 다반처럼 다기 세트를 이 위에 올려놓고 사용한다. 사용 후에는 뚜껑을 들고 물을 버리면 된다.

이상은 중국, 대만 차인 보이차, 우롱차를 마실 때 필요한 기본적 다구이다. 다음은 홍차를 마실 때 개인적으로 즐겨 사용하는 간단한 다기 구성이다.

홍차를 마실 때 애용하는 다구

직사각형의 나무 다반에 커피 내릴 때 사용하는 Kalita 유리 주전자를 다관(tea pot)으로, 대만산 티팟인데 뚜껑과 차 거름방을 제거하고 숙우처럼 사용한다. 첫탕 퇴수는 주방에서 미리 해온다. 다구의 운치는 없지만 홍차를 혼자 마실 때는 이 구성이 가장 편하다. 손님이 많을 때는 워머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800cc, 1000cc짜리 유리 티팟이 적절하다. 멋진 일인용 홍차 티팟세트도 있다. 예쁜 게 많아서 전부 사고 싶지만, 두 개 정도 구입했다.

워머와 티팟


1인용 티팟 세트

위에 티팟과 아래 찻잔으로 구성된 이단 세트이다. 아래는 찻잔용이라고 하나 대접처럼 너무 넓어서 여기에 차를 마시면 쉽게 식어서 찻잔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뜨거운 물을 담고 그 위에 티팟을 올려놓아 워머 용도로 사용한다. 한편 둘째에게 선물한 일인용 티팟은 공주 스타일이다.

티팟과 찻잔 구성에 잔 받침까지 있고, 찻잔이 위의 것보다 작아서 찻잔으로 사용하기 좋다. 그런데 이런 도자기들은 홍차의 붉은빛에 얼룩지기 쉬워 사용하는데 조심스럽다. 이렇게 이쁜 다구는 특별한 날 기분 전환하기에 좋다.  이상으로 차의 종류에 따라 꼭 필요한 다기세트를 살펴보았다. 다음 편에는 다기를 구입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과 좀 더 상세한 종류를 소개하고, 기타 차에 관련된 소품들도 소개하게 하려 한다. 혹 이 글을 보고 다기를 처음 구입하려는 분들은 다음 글까지 읽고 구입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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