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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Feb 21. 2022

자격이 없는 이에게 자리는 어울리지 않는다

1:29:300의 법칙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라는 우리나라 속담 잘 아시죠?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도 그것을 변명하고 이유를 붙일 수 있다’는 뜻이지요. 


최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연이어 심각한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마치 되돌이표처럼 잊을만하면 다시 터지는 악순환입니다. 1:29:300의 법칙.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들이 나타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을 명심하고 평소에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텐데……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뿐입니다. “죄송합니다”며 연신 고개를 숙이지요. 심지어 어떻게든 순간을 모면할 방법을 찾으려 애쓰고, 남 탓을 찾아내기 바쁩니다. 그렇게 한동안 시끌벅적하다가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워집니다. 그리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하지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여 문제가 크게 불거지고 나서야 ‘아~ 그때도 그랬었지!' 라며 호들갑을 떱니다.


이런 현상은 규모나 분야를 불문하고 어디서던 벌어집니다. 법과 절차를 만들고 처벌을 강화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설마 뭔 일 있겠어?' '괜찮겠지?'라 생각하거나, 귀찮다고 ‘너 확인했지?’라는 말 한마디로 퉁쳐 버리는 순간, 기본은 송두리째 무너집니다. ‘똑같은 도면, 똑같은 제품에 똑같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니 굳이 매번 반복해서 체크할 필요가 없다?’ 혹은 '매일 반복하던 일이니 하던 대로만 대충 하면 되지'. 그렇게 말할 만큼 자신만만하다면 사소한 사고조차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게 맞지요. 하지만 우리가 지금 보고 듣고 있는 최근 상황은 전혀 딴판입니다. 이건 어느 개인이나 한 조직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체의 잘못이기도 합니다. 우리 쫌 쪽 팔려합시다. 이러고서 어떻게 선진국을 입에 올리고 프로페셔널을 논할 수 있습니까?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근본대책이 강구되어야 합니다. AI나 기계가 아닌 이상 어차피 사람은 실수를 반복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계가 있는 사람의 두뇌를 믿을게 아니라, 모두가 지켜야 하는 시스템을 확실히 정립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입니다. 모든 과정이 반드시 따라야 할 루틴으로 명확하게 자리를 잡으면 인간의 사소한 실수가 끼어들 틈이 대폭 줄어듭니다. 만약 이 루틴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이가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면 됩니다. ‘자격이 없는 이에게는 자리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런 이에게 자리를 나눠줄 필요도 없는 것이겠지요.' 만약 약속한 루틴을 이행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업체나 사람이라면 해당 분야나 업무에서 완전히 퇴출 혹은 배제하는 것이 맞습니다. 


자율은 책임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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