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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Feb 17. 2022

봄이 왔는데 봄 같지가 않다

춘래불사춘’이란 말 들어 보셨지요?

'봄이 왔는데 봄 같지가 않다'는 뜻입니다.


창으로 스며드는 따스한 햇살을 마주하니 문득 ‘어느새 봄인가’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그것도 잠시, 뿌연 미세먼지로 가려진 청계산 전경과 마스크를 쓰고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새삼 오미크론이 휩쓸고 있는 우울한 현실이 떠오르는 지난 주말 오후였습니다.


솟구치는 장바구니 물가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며 한껏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중국 올림픽 소식, 별로 듣고도 보고도 싶지 않은 혼탁한 정치판 얘기들로 시끌벅적합니다. 화사한 봄처럼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으련만 모두들 쉽지 않은 고비를 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몸도 정신도 잘 다잡아 나아가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네요.


‘춘래불사춘’에는 이런 뜻도 있습니다. ‘좋은 때가 왔는데 혼자 분위기에 못 타는 상황’이 그것입니다. 이는 좋은 기운(氣運)이 왔을 때 기필코 그 기회를 잡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걸 제대로 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낙오하거나 퇴보하게 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기운(氣運)’에서 ‘기(氣)’는 에너지입니다. 에너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좋은 ‘운(運)’을 맞이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런데 ‘운(運)’이란 동네방네 광고를 하며 떠들썩하게 나타나는 게 아니라, 어느 날 소리 소문 없이 슬며시 틈을 비집고 들어옵니다. 만약 그 사람이 온전히 운을 받아들일 준비나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면 좋은 운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마치 기회의 신 카이로스처럼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이는 자신에게 좋은 운이 왔는지, 갔는지도 전혀 알지 못하고, 자신은 지지리도 복도, 운도 없는 사람이라며 신세한탄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부족한 부분은 철저히 보완, 단련하고, 지나친 부분은 절제와 조절을 통해 균형을 잡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자신의 에너지로 좋은 운을 잡기를 바란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스스로의 강점과 약점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냉정한 판단력과 통찰력이 요구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지요. 현재 나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면 꾸준한 노력을 통해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특화시켜 나가는 겁니다. 이 치열하고 지난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겠지요.


‘운(運)은 오직 준비된 사람에게 오는 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마음에 되새겨보는 한 주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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