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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Mar 03. 2016

강요하지 마라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뿜어 나오게...

아침마다 수영을 함께 하는 멤버 중에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동생이 있다. 그런데 이 사실을 꽤 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알게 되었다. 낯을 조금 가리는 편이라 사람과 친밀해지는 과정이나 시간이 처음엔 약간 더딘 편이다. 한동안 사람들이나 분위기를 지켜보는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개인적으로 이 클럽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다른 멤버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는 점이다. 무슨 직종에서 일을 하는지, 직책이 무엇인지 등등 굳이 알려고 하지도 않고 묻지도 않는다. 서열은 전통적인 한국식이다. 무조건 ‘나이로 정리 끝’이다. 한 살이라도 나이가 많으면 형, 누나고 적으면 동생이다. 물론 수영실력이나 클럽의 짬밥도 무시하지 못하는 요소이긴 하다. 


좀 친해지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경우도 있으나 그 또한 자세한 정보는 아니다. 그냥 대충 어떤 계통의 일을 한다더라 정도다. 꽤 오랫동안 지켜보다 이 친구에게 차량 정비를 맡기기로 한 이유가 단지 ‘내가 아는 사람이라서’는 아니었다. 그 계통에 있다면 영업 차원에서 은근슬쩍 얘기들이 흘러나올 수도 있었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내가 주목했던 것은 이 친구의 성실성과 조용한 성품이었다. 말이 그리 길지 않은 진중한 성격이지만 운동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팀의 에이스다. 매년 철인 3종을 비롯한 마라톤, 수영, 자전거 대회에 빠지는 법이 없는 운동 마니아기도 하다. 경기를 하면 항상 제일 먼저 들어와서 다른 동료들 사진을 찍어 주고, 행사를 하면 앞장서서 궂은 일은 한다.


이쯤 되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눈치챘을 것이다. 혹하는 말로 영업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타인에게 믿음을 주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따로  물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미 많은 그룹 동료들이 이 친구에게 도움을 받고 있는  듯하다.

 



어디서든 영업을 할 때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 바로 인맥이 아닐까 싶다. 인맥을 넓히기 위해 여러 종류의 모임에 얼굴을 내미는 이들, 우리 주변에 참 많다. 자신을 알리기 위해 각종 감투를 마다하지 않는 이들도 흔하디 흔하다. 물론 중요하다. 그런데 모임에서 뭔가 의도를 갖고 명함을 돌리는 사람들을 보면 왠지 꺼림칙한 마음에 거리를 두게 되는 건 인지상정이 아닐까? 정말 뛰어난 영업의 귀재라면 모임에서 절대 영업 얘기는 입에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좋은 관계만 쌓으며 때를 기다린다. 필요하면 알아서 찾아오게끔 만드는 이가 진짜 프로이고 영업의 고수다. 


어쩌면 영업의 필살기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뿜어 나오는 이미지’, 조금 다르게 표현한다면 ‘아우라’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우리 개인도 모두 영업인, 즉 세일즈맨이다. 여기서 말하는 영업은 단지 일과 관련된 것뿐만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나의 모습이 가족이나 친구, 회사 동료, 기타 주변인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살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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