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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오행력 11화

창의력

생존과 도태를 결정하는 힘

by 달공원
“예술, 요리, 의약, 농사, 공학, 마케팅, 정치, 교육, 디자인에서 발전이 있었던 것은 대부분 누군가가 기존의 규칙에 반발해 다른 시도를 했을 때였다.”


‘크리에이티브 싱킹 (A Whack on the Side of the Head)’의 저자, 로저 본 외호의 말이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관행을 답습하지 않고 기존 규칙을 뒤집어 엎으려는 열정을 간직하고 시도한 자만이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창의/창조의 문’을 열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의 틀과 벽이 단단하면 할수록 창의와 창조를 좇는 열정의 강도도 비례해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창의력’이란 ‘생존과 도태를 결정하는 힘’이다.


그렇다면 창의력이란 무엇일까? ‘창의력’이란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을 응용 또는 조합하여 새롭게 창조해내는 능력’을 말한다. 자고 나면 변하고, 하루가 다르게 스마트해지는 세상이다. Data Lab 검색지수는 평균 25 정도로 최근 두각을 드러내는 생존전략 중에서도 단연 발군은 ‘창의력’이다. 현대에 와서 창의력이 더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바로 ‘문제 해결 능력’ 때문이다. 개인이나 단일 조직의 경험과 지식만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던 문제들이 심각한 한계에 부딪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현상이다. 광속의 주기로 바뀌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순식간에 도태되는 상황을 보고 듣게 되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두려움 또한 폭발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었다. 언제 어떻게 낙오되거나 뒤처질지 몰라 불안에 떨고, 고민하는 모습,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겪는 현실이다.


창의력은 구체적인 현실과 사실을 이해하고 재해석해서 풀어내는 능력에 좌우된다. 즉, 창의적 내지 독창적이라고 해서 이 세상에 없던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란 얘기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서양 속담처럼 창의력이란 주어진 상황에 맞는 새롭고 특색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즉, 동일한 대상이라 할 지라도 남과 다른 시각으로 관찰하고, 독창적으로 해석하려 노력하는 것, 이것이 창의력의 기본자세다. 열린 마음과 유연한 사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 강력한 추진력과 인내력이 조화를 이룰 때 창의력은 살아 숨쉬게 되고, 빛을 발하게 된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 이것이 바로 ‘역발상’이다. 창의력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역발상의 성공 사례는 우리 주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은행업을 금융산업에서 리테일 산업으로 재정의하고 고객이 방문하고 싶은 리테일 스토어를 탄생시킨 슬로우 뱅킹의 대명사 ‘음프쿠아(UMPQUA)’, 가구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을 파는 회사로 자신들을 새롭게 정의한 ‘이케아(IKEA)’, 바이크(BIKE)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자유(FREEDOM)을 파는 회사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 항공서비스가 아니라 즐거운 경험(FUN EXPERINECE)를 제공한다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SOUTHWEST AIRLINES’)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또한 문화마케팅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스타벅스(Starbucks)’, 날개 없는 선풍기를 제작한 ‘다이슨(Dyson)’, 철심이 없는 스테이플러 ‘하리낙스(Harinacs)’, 유아 및 아동들의 필수품 ‘에디슨 젓가락’에 이르기까지 분야와 품목을 가리지 않는다. 이들은 모두 역발상을 통한 창의력의 진수를 보여준다.


처음에 의도했던 목적과는 다르게 만들어졌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큰 이익을 안겨주는 경우도 있다. 일명 ‘콜럼버스의 법칙’으로도 불리는데, ‘3M’의 포스트잇과 심장 질환 치료제에서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가 된 ‘화이자(Pfizer)’의 비아그라,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가 발모치료제로 변신한 ‘프로페시아’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외에도 나일론 발명, 페니실린 발견 등도 의도하지 않게 창조된 결과물에 창의성을 더해 대어를 낚아챈 경우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회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회사가 구글(Google)이다. 구글은 첨단 기술사회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케이스로 통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에는 구글의 본사 단지인 구글플렉스가 있다. 그런데 이곳의 모든 시설은 직원들의 인적 네트워킹을 통해 열린 자세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기회를 잡는 것을 도와주도록 고안되어 있다.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면 자연스럽게 창의력이 생겨난다는 회사의 철학이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구글의 창의력은 ‘서로 자연스럽게 만나서 보고, 말하고, 듣게 한다’에서 나온다. 이를 오행으로 풀어보면 ‘보다-눈-목(木)’, ‘말하다-혀-화(火)’, ‘듣다-귀-수(水)’가 된다. 구글의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설마 오행에 대해서 알고 있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창의력이 만들어지는 오행의 이치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창의력 지수가 높은 오행에는 목(木), 화(火), 수(水)가 있다.


창의력이란 한가지 능력 또는 오행으로 대변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유형의 힘과 오행이 골고루 섞여 창조되고 발휘된다. 행동력, 기억력, 집중력, 혁신력, 상상력, 통찰력, 적응력, 포용력, 결단력…… 이는 창의력을 말할 때 함께 거론되는 여러 유형의 능력들이다. 구글의 예에서도 보듯이 상대적으로 창의력 지수가 높은 오행에는 목(木), 화(火), 수(水)가 있다. 물론 탄탄한 기본기와 인내를 의미하는 토(土)의 힘이나, 원하는 결과물을 수렴하여 열매를 맺게 하는 금(金)의 힘은 없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탁월한 모험심과 호기심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하는 목(木)의 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오랜 시간 갈고 닦으며 인내하는 수(水)의 힘, 그리고 무엇보다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로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열정적인 화(火)의 힘이야 말로 창의력 지수가 높은 사람과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품고 있는 특징이다.


창의에는 정답이 없다. 뒤집어 말하면 창의의 답은 무궁무진하다. 창의력이란 여러 유형의 오행력이 서로 합과 극을 이루며 뒤섞이면서 새롭게 창조되고 발현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호기심 많고, 미지의 세계를 향한 본능적 욕구를 간직한 목(木)과 파괴적, 혁신적 성격인 화(火)가 결합하게 되면 그 폭발력을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목(木)과 화(火), 이 두 오행이 한 팀을 이루었다고 상상해보라. 아마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시도하다 상상하지도 못한 결과물을 떡 하니 들고 올지도 모를 일이다. 이는 “호기심 많고, 살짝 미치고, 채워지지 않는 배움의 열정이 있으며, 물불 가리지 않는 사람이 승자가 된다”라고 한 ‘초우량 기업의 조건’의 저자 톰 피터스의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그러니 창의력을 높이고 싶으면 살짝 미쳐보자, 닥치는 대로 저질러도 보고, 다양한 조합과 융합으로 시도해보자. 그게 길이고 답이다.


창의력 내공을 키우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질문하라 – 세상엔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실들이 존재한다. 또 우리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매일같이 반복하는 규칙도 있다. 그 사실과 규칙에 의문을 제기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왜 그렇지?” “‘왜 그래야 하는데?” “혹시 다른 방법은 없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일명 ‘5why 기법’으로 계속해서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2. 관찰하라 – 빅데이터의 위력은 팩트 (FACT), 즉 사실에 바탕을 둔 분석과 통찰을 통해 막연하던 추측과 상상에 탄탄한 근거를 제시했다는 데 있다. 더 나아가 패러다임을 예측하고 선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힌트도 제공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하면 트렌드가 어떻게 우리의 일상에서 자리를 잡아가는지 관찰할 수 있고, 이는 창의력의 근간이 된다.


3. 잇고 섞고 엮어라 – 이종교배란 ‘한 종류의 생물에서 다른 형질을 가진 개체를 상호 교배시키는 것이나 다른 종의 생물 사이에서 교배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종 결합도 같은 맥락이다. 창의력의 핵심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새로이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창의적으로 조합해 내는 능력이다. 새로울 것이 전혀 없는 평범한 아이디어라도 창의적인 조합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로 창조될 수 있다.


4. 기본에 충실하라 – 데이비드 오길비는 현대광고의 아버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수많은 광고를 제작한 광고계의 전설이다. 모든 면에서 완벽을 추구하고 최고만을 고집했던 오길비의 창의력 비결은 ‘기본’이었다. “기본에 충실하라” 이는 오길비가 그의 저서 ‘광고 불변의 법칙’을 도입부에서 특히 강조한 말이다. 기본기가 충실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창의력도 자리를 잡기 어렵다. 창의력이란 다양한 기본들이 모여 발현된다.

5. 메모하라 - 자유분방하면서 무질서한 아이디어는 갑자기 밀려왔다 쏜살같이 사라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학습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망각곡선은 20분이 지나면 단기 기억이 급격히 감소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찰나를 잡아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메모다. 글이든, 그림이든, 낙서든, 자신만이 알 수 있는 기호든,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다. 특히 창의력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는 메모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메모의 양이 많다는 건 아이디어 풀이 그만큼 넓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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