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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으로 김재식 Jul 06. 2023

다시는 받지 못하는 사랑

‘다시는 받지 못하는 사랑’


한여름 상추 비닐하우스에서

땀흘려 번 돈을 고무줄로 감아

서랍에 넣어 두었던 만원짜리 80장

직장 공백으로 쪼달리던 나에게

엄마는 그 뭉치를 주셨습니다


갚지 못하고 세월이 흘러

엄마는 온갖 병을 얻었습니다

당뇨 파킨슨 위암 결핵…

엄마를 모시고 살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돈을 벌지도 못하고

더 이상 돈을 쓸 곳도 없어진 엄마에게

나는 빚진 돈을 갚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에 안하고 한 달에 만원 한장씩


“엄마, 이 빚 다 갚을 때까지

더 아프지는 말고 살아주세요!”


그 할부 빚 갚기도 다 못하고

아내는 희귀난치병으로 병원을 가고

엄마는 치매까지 와서 병원에 가고

나는 다시는 엄마를 못보고

엄마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제 나는 영원히 빚진자로 삽니다

그리움과 미안함이 섞이면

그저 마음이 아픕니다

자꾸 엄마가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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