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한 말, 안한 말>
다보지 않고 남겨둔 거리나 풍경 하나쯤 있어야
다시 올 핑계가 되는 것처럼
차마 하지않고 담아둔 말 한가지쯤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늘 하고 싶은 말이 떠오르는 그리움이 된다.
한번만 더 보고싶은 얼굴을 딱 한번 덜 본 아쉬움도 그렇다.
그런 채 살다가는 세상은
다시는 보고싶지 않은 미운 세상이 되지않고
어딘가 숨은 오아시스가 있는 사막이 된다.
우리는 종종 모자라지 않고 너무 지나친다.
말도 만남도, 먹는 것도 보는 것도. 심지어 사랑도...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이 침묵이고 빈 공간을 마주칠 때다.
사람들이 당황할 때가 자신을 들여다볼 때라는 말도 있다.
나보다 남을 살피고 많은 말이 들리는 속에서는 잘 견디지만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고요한 침묵과 마주해서
자신을 보는 것은 두렵기조차 하다.
군더더기를 다 없앤 기도를 드리는 것이 너무 힘든 일이 되었다.
외로워서, 무서워서, 그리고 자존심이 허약해서 더 그렇다.
여행을 떠나는 마음이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인데
정말로 낯설어질까봐 또 시끄럽고 요란하고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원하면서 동시에 정말 받아들이기는 힘들어 겪게되는 모순.
여행과 순례가 무지 닮았다가 무지 달라지는 갈림길이다.
못한 말과 안한 말의 차이...
* 이미지는 게하르트 수도원의 기도실 계단 -
이 돌계단이 닳도록 오르내렸을 숱한 사람들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