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망으로 김재식 Feb 29. 2020

어떤 말은 오래 남습니다

<어떤 말은 오래 남습니다>

아이들과 산지도 25년에서 30 가까이 됩니다.
 세월동안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까요?
그런데 대부분은 잊어버립니다. 그래야하기도 합니다.
좋은 말이든 그렇지 않든 지나가는 바람처럼 보내야지요.
그런데 어떤 말은 오래 남습니다.

둘째 아들이 언제인가 둘이서 밥을 먹는데 그랬습니다.
아버지, 저라면 아버지처럼  자신이 없어요.
아픈 엄마를 오랫동안  돌보시는  정말 존경해요.
그러니 힘내세요!”
때론 지치고 걱정도 하는 저를 위로하며   말은 박혔습니다.
위로를 하는 마음이 고맙기도 했지만 진심으로 인정받는다는
 사실이 또한 뿌듯했습니다.
사회에서 존경받으면서도 집안에서 가족에게는 그렇지 못한
부모들도 자주 보고 들었으니까요.

막내딸은 최근 열심히 영어자격시험을 공부했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을 1차로 합격한 상위권에만 주는
해외연수과학영재장학금 500만원을 사용하기 위해
미국 단기 계절학교 연수를  계획이었습니다.
토익과 토플을 기준 점수를 따내서 면접만 통과하면
거의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한국의 신종코로나 전염병 확산이 심해
비자발급을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1학기가 끝나는 622 이틀 뒤에 미국 UCLA 대학
8 계절학기가 시작되어서 종강후 총알같이 출발해야 하는데
한국 수업이 연기되면서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아이는 세월호 침몰때도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못갔습니다.
제주도 출발 불과 일주일을 앞두고  사고가 생기는 바람에.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일들이 가로 막는  같아.

그런 막내딸아이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입학때
400 입학자 중에 10명안에 들어서 학교기숙사에
배정되었습니다. 생각도 못한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부모가 병원에 사느라 생활거주지도 마땅치않고 
먹고 자는 것을 돌봐줄  없는 처지에  소식은 경사였습니다.
그때 아이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사실 공부가 재미있지는 않은데 열심히 관리하고 유지하는 
병원생활을 하는 엄마 아빠가 내가 공주 잘해서 성적이 좋으면
기운을 얻는다는  알았기 때문에 일부러 잘하려 애쓰는거야
... 그랬구나.  고맙구나. 속으로 많이 감동을 했습니다.
 아이가 숨이 차도록 수능준비를 혼자 하고 숙식도 스스로 하며
열심히 사는 이유가 우리를 기쁘게하려고 그랬구나 알았습니다.

CBS 기독교방송 새롭게하소서 출연  인터뷰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책을 쓰면서도 했던  같습니다.
30 넘도록 신앙생활하면서 숱하게 읽고 말했던 성경구절들.
그런데 어느날  구절이 그만 살까하던  절망에서 건져 주었다고.
 구절은 창세기 11절이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전에 수를   없이 흔하게 지나간 바람일뿐이었는데
 날은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이라면, 내가 그걸 믿는다면
생사를 좌우하는  너무 당연하실텐데 내가 죽을지 살지
걱정한다는게 무슨 소용이 있지? 그런 이치가 안개 걷히듯
너무도 분명히 마음에 밝은 빛처럼 새겨지면서 평안이 오더라고.
30 신앙생활에 주위에 돌처럼 풀처럼 흔하게 굴러다녀도
  아니던  말씀이  날에야  말씀이 되었습니다.
오래 남아 흔들릴 때마다 나를 잡아주는 기둥이 되었습니다.
내가 잘살고 건강하고 두려움이 없었다면 창세기 11  구절은
어쩌면 아직도  말씀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어떤 말은 아주 고난중이거나 힘들고 외롭고 어두울 때라야
깊이 새겨지고 오래 남는지도 모릅니다.
김동호목사님은 ‘날마다 기막힌 새벽에서 그랬습니다.
양은 길을 잃어서 죽는 것이 아니라 목자를 잃어서 죽는다고.
우리는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라고 고백합니다.
양같은 존재로 넓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오래 가는 어떤 말들이
우리를 힘나게하고 어려움을 견디게 합니다.
정말 목자를 잃어버리면 죽을지도 모릅니다.
 목자가 수시로 누군가를 통하여 필요할 때마다 말씀을 줍니다.
흘려버리지만 않는다면, 배불러 귀찮아 외면하지만 않는다면
폭풍의 한가운데를 지날    기울여 붙잡아야 합니다.
지금이... 제게는 그런 때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염병 파도앞에서- 제 기도는 날마다 배신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