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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으로 김재식 May 16. 2020

세리는 멀리 서 있고, 난 더 멀리서 웁니다



별이  눈에서 멀리 있는 것처럼 
너무 멀리 떠나와서 빈털터리가  탕자처럼 
그렇게  마음은 아버지 앞에서 멀리 있습니다.
  때는  곳에 눈을 팔며 보내고
 일이 생길 때만 손내밀었으니 
염치가 없어 앞자리로는 도저히 못가고 
이렇게 멀리 서서 바라봅니다.
저는 세리보다  사랑받으며 살았기에 
세리보다  염치가 없어 세리보다  뒤에 섭니다.

 때는 의욕이 넘쳐 일하고 잘되면
 일을 내가 했다 생색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일이 꼬이고 어려움이 닥치면
가까운 사람들에게 불평과 미움을 쏟았습니다.
생존이 불투명해지면 의심도 들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해결되면  믿는다고 쫑알거려봅니다.
 번을 다시 돌아오고 하다보니 
고개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기 미안합니다.
제가 밉지요? 제가 못났어요...
저도 아이들 키우지만 변덕이 잦으면 많이 속상했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리이까?
  들고 하늘을 향하리이까?
언제 하나님을 빈정거렸냐는  해맑은 표정으로 
힘차게 찬양이라도 하리이까?
아닌  하늘도 아시고 저도 아는 형편에 
다만 가슴을 칩니다.
차갑게 식은   덩어리가 식도에 걸린  
기가 막혀 숨을 내보내기도 들이기도 힘든  
그저 가슴을 쳐봅니다.
그래도    있는 기운을 주신다면 
아버지께 울먹이며  마디 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기도를 들어주세요! 라고...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옵소서‘   
불쌍히, 그저 불쌍히 여겨주소서!
 때는 돈만 있으면 해결   같았고 
 때는 실력 있는 의사만 만나면   같았습니다.
환자도 의지만 있으면 회복되고 
정성만  하면 기적처럼 살아날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무너지고 
하나님 잘못도 아닌데 한숨 푹푹 쉬기도 했습니다.
달리 무슨 말을 하리이까?
아버지가 안계시면 천하에 불쌍한 사람이 성도라 하셨지요?
지금 아버지가 계셔도 불쌍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돌아봐 주소서!

그렇습니다.
저는 죄인이로소이다.
그래서  곳도 없고 반겨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고개도 들지 못하고 하늘도 당당히 보지 못합니다.
빤히 보이는 반복할 성품과 욕심을 모른체 해주시며 
   품에 안아주소서.
  쏟아지는 밤에 날씨 때문에만 추운 것은 아니리니 
맘이 시리고 외롭습니다.
왔다 갔다 변덕부린  지난 기억들 앞에 몸부림치는데
저만치 앞에 세리가 앉아 통곡을 하고 있네요.
 맘이 그이보다  아프고 민망한데 
세리보다 자격없어 자꾸만 뒤로 뒤로 밀려갑니다.
이러다 문밖으로 밀려나고 문이 닫히기라도 하면
아픈 아내는? 아직 꿈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아이들은?
...저는 어쩌라고요.
저는 죄인이로소이다!
용서 받고 싶고 기쁜 마음으로 다가가고 싶은 
저는 세리보다  멀리서 우는 죄인이로소이다!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가로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옵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였느니라. - 누가복음 18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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