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가족과 살며 생기는 반짝이는 파편들
"으으윽!..."
"왜 그래요?"
"목이, 목이 안돌아가, 어깨랑 등짝도 무지 아파!"
한의원 가서 어깨와 목에 침을 맞고 왔다.
병원 좁은 보조침대에서 자다보면 종종 반복하는 일,
아내가 속이 안 좋다고 해서 밥상을 올렸다가 내려놓았다.
아침밥도 굶었다.
"이렇게 살기 싫어..."
갑자기 튀어나온 말, 아내는 등을 돌렸다
아내는 자기 때문이라 자책한다.
병실 커튼을 조금 당겨 가리고 돌아누워 울먹거렸다.
부부가 마주보고 누우면 그 사이가 가깝지만,
등지고 돌아누우면 지구 한 바퀴의 거리라고도 한다.
서로 앞쪽을 향해 거리를 재면 지구를 다 돌아야 만나니까.
"난 니가 좋아."
팔을 뻗어 아내의 침대로 손을 올려놓는다.
잠시 뒤 슬그머니 아내가 손을 올려놓는다.
서로 아무 말도 안했는데도...
이렇게 말없이도 마음을 알아주는데 25년이 걸렸다.
그래서 난 바람피울 엄두를 못 내고 포기한다.
다시 그 긴 세월을 견딜 자신이 없다.
바램 - 비우고 대신 바람이 되어 그대에게로 다가간다.
기적도 행운도 없는 삶이라도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서...